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당일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있는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경찰에 출석했다.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이기도 한 정 사무총장은 12일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두했다.
회색 정장에 하얀 셔츠차림으로 나타난 정 사무총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폭력집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 군중은 흥분해 있었고 당시 나는 '침착하라', '폭력 쓰지 마라'는 식으로 집회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그러면서 "경찰이 과잉 대응해 사람이 다치고 죽게 됐다"며 책임을 경찰에 넘겼다.
'출두를 계속 미뤄온 이유'를 묻는 질문엔 "당을 창당하고 대선후보까지 낸 상황에서 숨도 못 쉴 정도로 바빴다. 사실 오늘도 시간이 없어 나올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당은 국회의원이 있는 원내정당이고 책임당원이 10만 명을 넘어가는 정당이다. 공당의 사무총장을 대선기간 부르는 건 정치탄압이다"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12일 오전 8시30분. 경찰조사에 출석하는 정광용 사무총장을 기다리는 지지자들 모습. (사진=황영찬 수습기자)
50여 명의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정광용"을 연호했고 정 사무총장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날 경찰서 앞에 나온 한 지지자 할머니는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도 잡아넣는 판에, 태극기 물결을 일으킨 정광용 씨에 대한 혹독한 조사가 있을 것 같아 걱정돼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정광용(가운데)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정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부터 '대통령 선거 이후 출석하겠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3차례에 걸쳐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절했다. 변호사를 통해 출석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그러자 경찰은 지난 10일, 정 사무총장이 출석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정 사무총장은 결국 다음날인 11일 오후 다시 경찰출석 의사를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지난달 10일 집회에서 참가자들의 폭행·손괴를 부추겨 인명피해를 내고 기물 파손을 일으킨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당시 시위에서 경찰 차량에서 떨어진 철제 장비에 맞아 김모(72) 씨가 숨지는 등 집회참가자 3명이 사망했다. 이와 함께 경찰관과 기자 20여명이 다치고 경찰 차량 10여대도 파손됐다.
국민저항본부 측은 시위 사상자 발생에 경찰의 책임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