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한국은행 제공)
봄 이사철을 맞아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7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3조9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전월보다 2조9308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급증세가 시작된 2015~2016 평균인 4조6천억 원에 비해서는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그 이전의 5년(2010~2014년)평균 증가액 1조3천억원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많다.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으로 급증세가 한 풀 꺾이긴 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신규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이미 집행된 집단대출(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가계재출은 지난해 12월 3조4천149억원 증가한 이후 올 1월에는 69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2월 이사철을 맞아 2조9315억원 늘어난 데 이어 두 달 연속 3조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3월에는 이사철을 맞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38조5천억원으로 2조6천억원 늘었다. 2월(2조1천억원)보다 5천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 대출은 3천억원 늘어난 174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여신심사 강화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세가 2월에도 이어졌다.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예금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2월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296조3천719억원으로 한달 동안 2조7184억원 급증했다. 1월의 2조3982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저축은행은 5천41억원이 급증해 지난해 7월(5924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극히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취약계층의 생계형 대출로 보인다.
3월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58조5천억원으로 전월보다 2천억원 늘었다. 2월(4조4천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158조원으로 2조4천억원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600조5천억원으로 2조6천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