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황영철 의원 (사진=황영철 의원실 제공)
"국민 여러분께 정중하게 묻고 싶습니다. 바른정당이, 유승민 후보가 잘못한 겁니까"
13일 두 번째로 열린 바른정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황영철 전략본부장이 착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전날 4·12 재·보궐 선거에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데 이어 이날 아침 발표된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는 유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울분을 토해낸 것이다.
김무성·주호영·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들을 비롯한 참석자들도 하나 같이 굳은 표정을 유지한 가운데, 예정에 없던 황 본부장의 호소 발언은 이어졌다.
황 본부장은 "바른정당은 국민의 준엄한 뜻을 받들었고, 반성하지 못하는 친박(親朴) 패권주의에 맞서 광야로 뛰쳐나왔습니다. 바른정당이 이대로 추락하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어떤 정치세력에게서도 사사로움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의 뜻과 대의를 지켜내는 용기있는 결단은 결코 보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 우리의 결단에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시지 않았습니까. 그 많은 박수와 격려는 어디에 갔습니까"라며 "간절하게 호소드립니다. 바른정당을, 유승민 후보를 지켜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황 본부장의 발언에 앞서 주호영 선대위원장은 4·12 재·보선 결과에 대해 "바른정당은 이제 창당한지 80일 밖에 되지 않은 신생정당으로, 사람으로 말하자면 100일도 지나지 않은 갓난 아기와 같다. 어제 결과에 주눅들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침체된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왜 이렇게 지지율이 안 오르는지 모르겠다", "답답하다"는 말이 한숨과 함께 터져나왔다. 바른정당은 전날 재·보선이 치러진 30곳 가운데 기초의회 선거 2곳에서만 승리를 거두며 신생정당의 한계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