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NN 윌 리플리 기자 트위터 캡처)
북한 당국이 평양으로 초청한 주요 외신 취재 기자들에게 13일 오전 "'빅 이벤트'(big event)를 볼 준비를 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행사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양을 방문 중인 미국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빅 이벤트'를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북한 측 수행요원들조차 우리가 어디로 갈지, 무엇을 볼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일본 언론을 비롯한 외신 기자들이 북한 초청으로 지난 11일 평양에 들어가 22일까지 평양에 체류할 예정이지만, 북한이 어떠한 목적으로 이들을 초청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외신기자들을 초청했다는 점에서 태양절까지로 완공 기한을 미룬 여명거리를 공개하거나 축제 관련 행사를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여명거리 공개를 통해 김정은 최대 치적으로 홍보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알리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최근 우리 여자축구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 방북에 동행한 취재진들에게도 여명거리를 공개한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과거 열병식 때 공개하지 않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무기를 공개하거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실제 지난 2012년 4월 13일 외신기자들을 평양에 초청해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여명거리 공개나 문화 행사는 외신들이 관심을 보이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하는 새로운 무기나 전략시설 등에 대한 관람 행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양 교수는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첨단 ICBM 등 새로운 무기 공개 또는 원심분리기가 상당부분 작동되고 있는 영변 핵단지 관람, 지상형 ICBM 발사 시험 참관 등의 행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최고인민회의에서 19년 만에 외교위원회를 부활시킴에 따라 대미 강대강 대결 국면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이 일단 6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만약 북한이 태양절을 맞아 열병식을 열고 새로운 무기를 공개한다면,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한반도로 향하는 국면과 맞물려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