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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 가지가 없는 대선후보 첫 TV토론



칼럼

    [칼럼] 세 가지가 없는 대선후보 첫 TV토론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좌측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주권자가 묻고 후보자가 답하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장미대선'을 앞두고 13일 처음으로 열린 대선후보 첫 TV토론의 캐치프레이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권자인 국민을 대신해 원내 5개 정당 대선후보들을 밀도 있게 검증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정책 공약과 관련한 차별화 경쟁은 하는 둥 마는 둥 시종일관 자극적인 말싸움만 거듭됐다.

    각자가 표적으로 삼은 특정 후보를 겨냥해 장미 가시처럼 독설(毒舌) 공방도 서슴지 않았다.

    토론과 논쟁이 아닌 말꼬리 잡기식의 수준 낮은 말싸움이었다. 인신공격성 어휘도 자주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자신들의 모습을 국민들이 지켜본다고 느꼈다면 과연 저렇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주권자들이 보는 앞에 공개적인 장(場)을 만들어 놨더니 장기자랑은 고사하고 서로 얼굴을 붉히며 으르렁 대는 모습만 보인 꼴이다.

    즉, 애초부터 각 당 대선후보들의 안중(眼中)에 국민이 없었던 만큼 토론에 나서는 사전 준비작업도 어설펐고, 결과적으로 감동도 주지 못했다.

    앞으로 여러 차례 TV토론이 계속되면서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첫 TV토론은 국민도, 사전 준비도, 감동도 없었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대신에 양강 구도를 선점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보수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그리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서로 뒤질세라 일대일, 일대다의 난타전이 벌어졌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적폐세력' 관련 발언을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주고받았고,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대선후보 자격' 문제로 소위 '세탁기' 논쟁을 벌였다.

    또 "10분 안에 상대를 제압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던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친북좌파-주적(主敵)으로 호칭하면서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불 뇌물사건을 언급했고, 안철수 후보에게는 '호남 2중대'라고 깎아내렸다.

    그런가 하면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안보이슈가 부상하면서 유승민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말바꾸기 행태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처럼 공격과 방어에만 급급한 대선후보들은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을 가상한 질문에는 누구하나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한 채 "트럼프와 전화하겠다", "시진핑과 전화하겠다"는 영혼 없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물론 각 후보들이 마이너스 행태만 보인 것은 아니다.

    문재인 후보는 대선을 경험해 본 관록, 안철수 후보는 현안에 대한 구체적 설명, 홍준표 후보는 저돌적 자신감, 유승민 후보는 간결한 프리젠테이션 실력, 심상정 후보는 노동의 가치를 설파하면서 나름의 실력을 뽐냈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다만 첫 TV토론에서 드러난 일부 문제점은 앞으로 예정된 토론회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말싸움 여부는 각 후보 캠프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할 영역이고. 무엇보다 개별후보들의 자질과 도덕성, 리더십을 검증하는 방법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즉, 후보들 간의 질문·답변 방식은 사실상 검증이 아닌 공격으로 변질되는 만큼 추후 토론회에서는 전문가 집단에 의한 후보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5자 토론 방식에 따른 느슨함과 산만함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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