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월 중 핵·미사일 추가 도발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함 4척(순양함 1척, 구축함 3척)을 거느린 칼빈슨호가 한반도를 향해 계속 북상 중이다.
미중 정상의 통화로 한반도 안보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 위협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측불허의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문제에 있어 미국의 가장 큰 골치덩어리는 무엇보다 본토까지 날아올 수 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이에 따라 대북정책에 대해 모든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고 공언해 온 미국이, 북한이 기술을 진전시키기 위해 꾸준히 쏘아올리고 있는 미사일을 직접 요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선제타격보다는 부담이 덜한 데다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강하게 응징한다'는 트럼프식 전략을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 보일 필요도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것은 미 해군 이지스함에 장착된 SM-3 미사일이다.
이지스함의 레이더와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SBX)가 북한 탄도미사일의 경로를 추적해 SM-3 미사일로 요격한다.
SM-3의 최대 요격 고도는 500㎞로 대기권 밖에서도 요격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고도1500㎞에서도 요격이 가능할 수 있게 하는 성능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SM-3 미사일의 시험 요격 성공률이 84%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이 미사일이 실전에 쓰인 적은 아직 없다.
현재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에는 칼빈슨 항모전단을 포함해 모두 16척의 이지스 순양함·구축함이 작전 중으로 대부분 SM-3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미 이지스함들이 실제 북한 미사일 요격시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러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3일 "미국은 북 미사일 요격 시도를 미래 ICBM 위협에 대비한 예방공격이라고 하겠지만 명백한 전쟁도발 징후가 없는 상태에서의 예방공격은 강대국의 침략행위라는 논란과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태안반도에서 사정거리 800㎞의 미사일 시험을 위해 서남쪽 바다로 미사일을 쐈는데 이웃 국가들이 장차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요격한다면 문제인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미국이 북 미사일 요격시도를 했다가 실패했을 경우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의 신뢰가 떨어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배치 무용론도 제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칼빈슨호가 다시 한반도로 오고 북한이 반발하는 최근 일련의 사태는 결국 미래를 대비해 미국과 북한이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미일 이지스함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추적탐지 훈련을 강화하는 등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 요격 시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