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14일 보육공약을 발표하며 정책대결에 나섰다. (사진=자료사진)
'유치원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4일 나란히 보육공약을 발표하며 재격돌 했다.
이들은 이날 각각 보육공약을 제시하며 정책대결에 나섰다.
아동수당 도입과 육아휴직급여 인상, 배우자육아휴직 독려, 국공립어린이집‧국공립유치원 이용률 확대 등 보육공약의 골자는 대동소이했지만 우선수위와 세부목표는 차이를 보였다.
◇ 아동수당 10만원 지급, 육아휴직 최대 200만원까지 인상은 공통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당사에서 정책발표회를 열고 0세부터 5세까지 부모의 소득과 상관없이 월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홍종학 민주당 선대위 정책부본부장은 "양육수당과 별개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것이고, 아동수당 지급과 자녀소득공제 등은 별개"라며 "일단 월10만원씩 지급한 뒤 재정상황에 따라 지급금액을 늘릴수 있다"고 밝혔다. 소요예산은 연간 2조1천억 원으로 집계했다.
안 후보도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당사에서 육아정책을 발표하며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급대상은 0세부터 11세 중 부모의 소득이 하위 80%에 해당하는 아동이다. 다만 아동수당을 받을 경우 세액공제시 자녀소득공제 등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채이배 국민의당 선대위 정책본부 공약단장은 "아동수당 도입시 연간 예산 5조1천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기존 자녀세액공제 등 부분공제를 안하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3조3천억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모두 월급의 40%,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되는 육아휴직급여를 200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육아휴직 초기 3개월 동안 휴직급여를 월급의 80%까지 인상하고, 상한액도 200만원까지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초기 3개월 동안은 휴직급여를 월급의 100%로 인상하고 이후 9개월 동안 휴직급여도 월급의 60%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는 여기에 더해 육아휴직 복귀 후 급여의 25%를 지급하는 '사후지급분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빠육아휴직 활성화 방안도 내놓았다. 문 후보는 아빠육아휴직자에게 초기 6개월 동안 휴직급여를 월급의 8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통해 아빠육아휴직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안 후보는 아빠육아휴직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아빠에 대한 유급출산휴가를 현행 5일에서 최대 30일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공립어린이집과 국공립유치원 이용아동 비율을 높이는 것도 공통적이다. 문 후보는 국공립어린이집.국공립유치원.공공형유치원 이용 아동 비율을 현재의 20%대에서 4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국공립어린이집 이용아동 비율은 현행 11%에서 20%까지 확대하고 병설유치원 6천 학급 추가설치 등을 통해 공립유치원 이용아동 비율을 4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이들은 표준보육료 현실화와 보육교사 8시간 근무제 도입, 돌봄학교 확대 등도 공통적으로 공약했다.
◇ 文, 돌봄학교 체계 신설해 '완전돌봄' vs 安, 유치원 공교육화 통해 '아동교육책임'공약의 큰 방향은 비슷하지만 공약실행을 위한 세부계획은 차이가 있다. 국공립어린이집과 국공립유치원 이용률 확대를 위한 방안이 대표적이다.
문 후보는 민간어린이집을 국공립어린이집의 일환인 '서울시 어린이집'으로 전환하면 예산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해 국공립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운영이 어려운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으로 인수하거나 공공형 유치원으로 육성하고, 사립유치원 교사의 처우를 국공립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반면 안 후보는 전국 초등학교 6천여 곳에 각 1개 학급, 모두 6천대 학급을 추가로 설치해 공립유치원 이용률을 40%로 확대하고 늦게까지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거점유치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기업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사업장 기준을 현행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전체 근로자 500명 이상 기업에서 전체 근로자 200명 이상으로 낮춰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안 후보는 궁극적으로 만 3세부터 다니는 유치원을 공교육 체제로 편입하겠다는 복안이다. 현행 '6(초등학교)·3(중학교)·3(고등학교)'의 학제를 '2(유아학교)·5(초등학교)·5(중학교)·2(진로·직업학교)'로 개편하자는 것이다.
돌봄학교 확대도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공약이다. 다만 이 공약에는 안 후보보다 문 후보다 세부공약에 공을 들였다.
안 후보는 초등학교 당 1~2개 초등 돌봄교실 학급을 증설해 모두 5천개의 돌봄교실을 추가로 확충하고, 돌봄지도 전담사의 연수, 신분 등에 대한 인력 배치와 확대, 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반면 문 후보는 방과 후 교실을 '돌봄학교'로 전면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현행 초등학교 2학년까지만 시행되는 방과 후 학교를 6학년까지 연장하고 정규학교 과정과 별도로 '돌봄학교' 체계를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돌봄교사 12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와 함께 돌봄학교를 다양화하기 위해 '학교 내 돌봄학교'와 '지역사회 돌봄학교'로 나누고 재단법인과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방과 후 아카데미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밖에 문 후보는 8살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엄마나 아빠는 최장 24개월까지 임금삭감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더불어돌봄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출산과 산후조리를 위한 입원기간 건강보험 적용 기간을 현행 3일에서 7일까지 늘리고,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서비스 이용기간을 현행 최장 25일에서 52일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민간산후조리원이 없거나 부족한 농어촌에 지자체 주도로 공공산후조리원을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