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낮부터 시민 발걸음이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이들은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와 학생, 중년 부부, 외국인까지 다양했다.
일부 시민들은 분향소 옆 공방에 앉아 손수건을 바느질로 이어붙여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와 '기억하고 함께하는 봄 잊지 않을게' 라고 적힌 커다란 현수막을 만들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두 자녀를 데리고 분향소를 찾은 안영석(54)씨는 "촛불집회에 서너 번 참석했는데 올 때마다 분향한다. 나도 아이들이 있으니 부모 같은 마음"이라며 "빨리 미수습자를 찾는 것이 시급하고 온전히 돌아오는 것이 소원"이라고 기원했다.
광화문에 한복 나들이를 왔다가 분향소에 들른 중학교 1학년 신혜성·정여준 양은 "언니 오빠들 얼굴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3년 동안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을 보고 한국에 문제가 많다고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프랑스인 피에르 도네(22) 씨는 "참사 당일 프랑스에서 뉴스를 봤을 때는 그냥 드라마 같은 사고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학생들 얼굴을 보니 슬픈 현실로 다가온다"며 "9명을 아직 못 찾았다고 들었는데 빨리 찾기 위한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곳곳에 추모 시화전과 길굿, 노란 리본 만들기 등 행사가 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오전 10시 국회를 출발해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는 '별이 된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과의 동행'이라는 제목 행진을 벌였다.
주최 측 추산 참가자 500여명은 목에는 노란 손수건을, 가슴에는 희생자 이름을 새긴 노란색 천을 둘렀다.
이들은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조하다 희생된 기간제 교사 고(故) 김초원·이지혜씨 순직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참사 때 희생된 단원고 학생이 조카라고 밝힌 한 교사는 "3년 전에 (조카를) 납골당에 안치한 날도 오늘처럼 날이 좋았다. 교사인 나는 조카 하나도 지켜내지 못하느냐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다"며 "세월호 7시간은 여전히 숨겨져 있고 국가는 그 진실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세월호 3주기 대학생준비위원회는 오후 2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대학생 사전대회'라는 이름 집회를 예정했다.
이들은 집회 후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 촛불집회에 합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