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문재인 대선 후보, 변재일 의원. (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비문(비문재인) 인사인 박영선 의원이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16일 문재인 후보 선대위에 전격 합류했다.
문 후보의 끈질긴 '삼고초려' 설득에 응한 것으로 이후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측의 의원멘토단장을 맡았던 박 의원은 경선 종료 이후 칩거하면서도 문 후보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지난 7일 민주당이 발표한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박 의원은 "정식으로 연락받은 적이 없다"고 맞받아,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탈당한 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선대위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이날 안 지사 캠프 정책단장을 맡았던 변재일 의원과 함께 문 후보 선대위 합류를 선언하면서, 안 지사 측 의원들 대부분은 문 후보 선대위에서 활동하게 됐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변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문 후보의 압도적 승리와 국민통합을 위해 전국의 방방곡곡을 누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의원은 "안 지사와도 얘기를 나눴고 문 후보도 만났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통합과 국가개혁, 통합정부 등의 어젠다를 놓고 문 후보와 대화한 결과 문 후보의 결연한 통합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안 지사를 지지한 이유도 재벌개혁과 검찰개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통합은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다음 정부는 통합정부여야 한다. 통합의 구체적 방안은 조만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후보는 지난 14일 저녁 박 의원과 2시간30분 정도 만찬을 하면서 "함께 해달라. 도와달라"고 간곡히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변 의원도 뒤늦게 합석해 비문 의원으로서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출신의 변 의원도 경선 때 안 지사 캠프에서 활동했다.
특히 박 의원이 이날 합류 선언을 하면서 "안 지사와 함께한 모든 의원의 마음이 담긴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박 의원은 "14일 문 후보와 만난 뒤 15일에 안 지사와 캠프에서 함께 한 의원들에게 문 후보와의 대화 내용을 보고드렸다"며 "의원들이 그 얘기를 듣고는 전격 결합해서 분골쇄신의 마음으로 문 후보의 압도적 당선에 기여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민주당 경선 뒤 이탈한 안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층 흡수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견에는 박 의원과 변 의원 외에도 기동민, 이철희, 정춘숙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 등 안 지사 캠프 인사들이 함께 참여했다.
박 의원의 선대위 직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 7일 문 후보 선대위가 조직 명단을 발표하며 공동선대위원장에 박 의원의 이름을 올린 만큼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의원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광주 선대위 발대식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호남 득표활동과 통합정부 실현 등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문 후보 선대위에서는 대권출마 의사를 접은 정운찬 전 총리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등에 대한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 후보 측에서는 문 후보가 표방한 '용광로 선대위'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면서, 당내 반문정서를 극복하는 동시에 외연확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