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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5.9 대선, 잠 들었던 2040표심(票心) 깨우나

    2012년과 비교할 때 20·30·40대 적극 투표층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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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를 해야겠더라구요. 정치에 무관심했는데 꼭 투표해서 20대를 위한 정책들 내도록 하고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0세 김모씨, 대학생)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고 나니 진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는 게 얼마나 중요한 국민의 의무이고 책임인지 새삼 느껴요" (34세 최모씨, 육아휴직 중인 직장인)

    "이번에 진짜 뽑을 사람이 없어요. 관심도 없어요" (62세 박모씨, 전업주부)
    "지금까지 새누리당만 뽑아왔는데 이번에 홍준표·유승민을 딱히 뽑고 싶지는 않고, 문재인은 절대 안되고, 안철수 뽑자니 40석 가지고 뭘 할까 싶기도 하고…" (59세 김모씨, 교사)

    "젊은 층의 투표율은 낮다"는 통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국면에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깨질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 조사, 지난 10일과 11일 유·무선 RDD 방식 전화면접, 응답률 16.9%,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5%) 발표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2.8%는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할 때 20~40대의 투표참여 의향이 크게 상승한 반면, 50대 이상의 투표참여 의향은 감소했다는 것이다.

    18대 대선 당시와 비교하면 20대는 18.5%p, 30대는 9.8%p, 40대는 6.3% 늘어난 반면
    50대에서는 2.6%p, 60대 이상에서는 7.9%p 줄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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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같은 조사 결과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층(20·30·40대) 유권자들의 '자기반성'과 1,600 만명이 참여한 촛불정국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인구 역학적으로 보수층에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됐던 것과 달리 이번 대선은 진보층 후보자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리면서 적극적인 투표의지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20대가 아무리 투표를 한다고 해도 바꾸기 어렵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시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 지지층이 많은 50대·60대 이상에서는 이명박·박근혜 9년 동안 보수 정권에 대한 피로감이 있던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충성도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현상은 2007년 17대 대선에서 정반대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을 거치면서 정권심판론이 대두됐고, 한나라당의 대선주자였던 이명박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현저한 격차로 앞서면서 16대 대선에 비해 20·30·40세대의 투표율이 8~10%p 하락하기도 했다.

    이외에 이번 대선에서 마땅히 찍을만한 보수 후보를 찾지 못한점도 50·60대의 투표 의지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보수후보는 찍어도 안 될 것이라는 '패배주의' 도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14일 발표한 4월 둘째주 조사에서 '없음/모름'이라고 답한 비율은 30대 8%, 40대 6%로 나타났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각각 11%, 12%로 조사됐다. (2017년 4월 11~13일 성인 1,010명 대상 휴대전화 RDD조사, 응답률 23%,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

    같은 여론조사 기관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한 11월 넷째주 조사에서는 '없음/모름'이라고 답한 비율이 30대 40대의 경우 19%, 16%로 나타났다.

    50대, 60대 이상의 경우 13%로 최근 조사와는 반대의 경향을 나타냈다. (2012년 11월19~23일, 성인 1,541명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조사, 응답률 24%, 95% 신뢰수준 표본오차±2.5)

    2012년 대선을 앞둔 조사에서는 젊은층 유권자에게서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상반된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치아카데미 김만흠 원장은 "50대, 60대 이상이 탄핵 후유증으로 보수후보를 지지할 마음 없어지면서 마땅한 후보자도 찾지 못하고, 투표 참여에 대한 동기도 떨어진 걸로 보인다"고 설명하면서도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하면 '샤이 보수'가 존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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