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연극인 268명과 96개 단체가 공동으로 발의하여 진행된 ‘연극인연석회의’. (사진 출처=대학로X포럼)
"우리는 협회나 관의 방식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대신 이 사태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블랙타파)가 발족한다. 108개 단체와 연극인 512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범연극인단체'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연극인 268명과 96개 단체가 공동으로 발의하여 ‘연극인연석회의’를 열고, 이 연석회의를 '블랙타파'로 확장하여, 대표단을 구성하고 연극인들의 참여와 연대를 제안한 바 있다.
연극계가 블랙리스트와 공공성 훼손에 대한 문제제기를 진행해 온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극계는 서울연극제 대관 탈락 사태를 계기로 ‘대학로X포럼’을 통하여 공공성 훼손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또 박정희, 박근혜 부녀를 풍자한 연극 ‘개구리’ 때문에 박근형 작가가 201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극창작산실 프로그램에서 선정 배제되고, 이와 함께 희곡 작가 검열되는 정부의 검열과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연극계 979명의 서명과 한국연극학회, 한국연극평론가협회 등 21개 단체가 참여한 검열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고, 이후로도 국정 감사 대응, 검찰 고발, 광장극장 블랙텐트 운영, 검열백서 제작 등을 진행해 나갔다.
이같은 활동에 대해 '블랙타파'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예술의 자유 및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한 반민주적인 헌법유린 사건임과 통시에 예술가에게는 치명적인 고통을 양산한 공무원 관료사회가 동원된 시스템에 의한 국가폭력 사건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정부 주도로 진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진상규명이 요원하다는 인식, 특히 블랙리스트가 현장에서 무참하게 진행되었지만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한국연극협회가 블랙리스트 비상대책위를 만든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우선적으로 작용했다"며 "협회나 관의 방식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대신 이 사태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기로 했다"고 '블랙타파' 발족 취지를 밝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김기춘, 조윤선, 김종덕, 김종, 정관주, 차은택 등 주요인사가 구속되었으나, 아직 재판은 진행 중이며, 그 집행자인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사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블랙타파'는 18일 저녁 10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발족식을 연다. 채승훈(연출가), 전윤환(연출가, 극단 앤드씨어터 대표)이 공동 대표 발언을 하고, 이해성(작가 겸 연출가, 극단 고래 대표)이 경과 보고를 한다. 이어 임인자(기획자, 전 변방연극제 예술감독)가 블랙리스트 관련 재판 방청 경과 보고한다.
앞으로 ▲검열과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훼손된 공공성에 대한 질문 ▲모든 권력을 협회가 독점하는 가부장적 구조 대신 권력 분산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