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의 주요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화물 과적'이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월호참사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인양된 선체에서 실제 화물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 거친된 세월호 옆에 선체 진입을 위한 워킹타워 2대가 설치돼 있다. 황진환기자
◇ 고무줄 선체무게…진흙 아닌 화물 때문?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세월호의 무게가 1만3462톤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건 지난 4일. 이후 배의 무게는 인양 과정에서 고무줄처럼 계속 늘어나다가 결국 9일 1만7000톤 수준으로 계산됐다. 닷새 만에 추정치가 3500여 톤 이상 차이가 난 이유로는 그동안 배 안에 쌓인 진흙(펄)의 무게가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18일 선조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진흙뿐 아니라 선내 화물량이 기존 조사를 통해 알려진 것보다 더 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세월호에 출항 전 신고되지 않았던 화물이 적재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길영 선조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펄이 아무리 많아도 3000톤까지는 안 될 것 같고 나머지는 화물일 것"이라며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화물 무게가 생각보다 많을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김창준 선조위원장 역시 기자브리핑에서 "그 점(화물 과적)에 대해서 의심을 하고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철근 등 신고되지 않은 화물이 관건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18일 오전 목포신항 취재지원센터에서 열린 기자브리핑에서 질문을 받고 있는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사진=박요진 수습기자)
◇ 선조위, 화물칸 '현장보존' 요청
앞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에는 무려 2215톤의 화물이 실려 있었다. 여기에는 제주해군기지로 향하던 철근 410톤도 포함됐다. 출항 전 승인받은 것보다 이미 1200톤을 초과한 양이다.
여기에 추가로 신고되지 않은 화물이 있었다는 점까지 확인된다면 복원성이나 무게중심에 대한 계산이 바뀐다. 이 경우 과적이 침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그 반영치도 달라지게 된다. 화물과적에 따른 복원성 상실은 세월호가 사고 당시 급격히 뒤집힌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따라 선내 화물칸과 해저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등 전체 화물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조위 김형욱 전 조사관은 "화물은 앞으로 반드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선내 폐쇄회로(CC)TV에 진입과정이 찍힌 화물들을 다시 비교하면 무게중심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차가 10% 이상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조위는 화물칸이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구역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현장을 절대 보존할 것을 해양수산부 측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