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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동교동계 문재인 지지선언으로 통합·화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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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도동‧동교동계 문재인 지지선언으로 통합·화합하나?

    87년 대선 이후 갈라졌던 YS계‧DJ계 인사들 30년 만에 계기 마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김덕룡 전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과 국민통합을 위한 대화를 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이 19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도 이날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선언했다.

    이날 장재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천용택 전 국정원장 등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인사 13명도 문 후보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정권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민주화추진협의회의 두 축이었던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는 1987년 대선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각자의 길을 걸어왔다.

    YS를 중심으로 한 부산·경남(PK) 기반의 통일민주당 세력은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민주자유당에서 여권 주류로 변신했고, DJ를 중심으로 한 호남 기반의 평화민주당은 야권에서 주류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나란히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30년만에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들은 문 후보 지지 선언에 대해 "과거 민주화 세력의 통합"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김현철 교수 페이스북 캡처)

     

    김현철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대한민국은 현대역사에서 전무후무한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이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해 심각한 갈등과 분열에 휩싸여 있다"며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시대정신인 화합과 통합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바로 문재인 후보라고 생각하기에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과거 30년 전 민주화 세력의 분열로 말미암아 이후 국민 다수가 원하는 민주화의 확립과 참된 개혁을 확실히 성취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퇴행하는 작금의 모습을 보면서, 저의 합류가 상징적만이라도 민주세력의 재 결집을 통해 정통 민주화세력의 확실한 정권교체라는 숙원에 동력을 불어넣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덕룡 이사장도 이날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문 후보를 만나 "나라가 위중하고, 경제·외교·안보 위기를 돌파하려면 국민대통합이 필요한데, 이번에 대통령 선거가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임자가 제 생각엔 문 후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보수와 진보를 가르고 싶지 않지만 그렇게 나눠야 한다면 저는 보수 측에 속한 사람이라"며 "그러나 양심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보수, 민주적인 보수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장재식 전 등 옛 동교동계 인사들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장 전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합과 통합의 정신을 실천하고, 민주정신과 호남정신을 구현할 적임자는 문 후보라고 판단했다"며 "사회적 약자 보호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 6·15 정신과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남북관계를 개선시킬 적임자는 문 후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지 선언에는 장 전 장관과 임복진 전 의원, 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 배기선 전 의원 등 13명의 동교동계 사람들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동교동계 인사들이 모두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권노갑 고문 등 상당수 인사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씨는 문재인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상징성 측면에서 문 후보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상동동계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차남 현철씨와 김덕룡 이사장 등이 문 후보를 돕기로 했지만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상당수는 보수정체성을 확실히 한 채 자유한국당과 그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문 후보는 "3당 합당으로 갈라졌던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 진영이 다시 하나로 통합하게 됐다"며 "그 통합은 곧바로 더 넓게, 이제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합리적 중도보수까지 함께할 수 있는 국민 대통합 시대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교수와 김덕룡 이사장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 역시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는 점에서 문 후보가 '영입 경쟁'에서 한 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당 이찬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덕룡 이사장과 김현철 교수는 상징성도 있기 때문에 저희가 백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야 한다고 추진을 해서 안철수 후보께서 직접 통화하시고 소통했다"면서도 "모든 판단은 본인들이 하시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저를 비롯해 여러분이 오랫동안 얘기를 했고 안 후보도 얘기를 했지만 여러 가지 조건이 좀 맞지 않아서 그쪽으로 가신 것 같다"며 "우리가 잘 모시지 못했으니까 그쪽으로 가신 것에 대해서 아쉽지만 뭐라고 하겠나"라고 허탈해 했다.

    박 대표는 다만 이날 문 후보에 대해 지지선언을 한 동교동계 인사들에 대해서는 "그분들 중 몇 분은 이미 (민주당 선대위에) 가 있었기 때문에 별로 중요지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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