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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이 말하는 #세월호 #멍뭉커플 #올해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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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영이 말하는 #세월호 #멍뭉커플 #올해의바람

    [노컷 인터뷰] '힘쎈여자 도봉순' 타이틀롤 박보영 ②

    배우 박보영 (사진=피데스스파티윰 제공)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힘쎈여자 도봉순'의 타이틀롤 배우 박보영을 만났다.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주역임에도, 그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박보영은 작품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인터뷰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이유와 올해 이루고 싶은 바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노컷 인터뷰 ① 박보영 "자신에게 취하는 게 가장 위험… 악플도 봐")

    ◇ 정말로 괴력을 가지고 있다면…

    도봉순은 판타지에 가까울 정도로 놀라운 힘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박보영은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찍었다. 막힌 길을 뚫어주고, 학생들 괴롭히는 바바리맨 아저씨를 신발로 맞춰서 쓰러뜨리는 장면 등이 모두 재미있었단다. 주변에서는 오돌뼈(김원해 분)에게 하는 게 기억에 남았다고 말해줬다고.

    사실 박보영은 '괴력'이라는 설정 아래서 '힘쓰는 장면'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제작비 문제가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건물 하나를 부수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들을 납치하고 위협하는 범행을 저질렀던 김장현(장미관 분)과 그에 맞섰던 도봉순(박보영 분) (사진='힘쎈여자 도봉순' 캡처)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김장현(장미관 분)의 최후도 좀 더 확실하길 바랐다. 도봉순의 무지막지한 힘으로 '더할 나위 없는 죽음'으로 끝맺길 원했다.

    "장현이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장현이를 이대로 교도소에 보내면 나올 것 같아서 찝찝하단 얘길 감독님에게 했다. 헐리웃처럼 어디에 박혀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너무 나쁜 애인데 '얘가 죽었다'는 걸 정확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건물 옥상에서 실랑이를 하다가 떨어져 구조물에 박히는 엔딩? 너무 잔인하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죽음은 없지 않나. 감독님께 얘기하니까 TV에서는 그렇게까지 안 된다고 해서 못했다. 그래도 (극중에서 나온 장면을) 시도한 것만으로도 되게 큰 성과라고 본다. CG팀, 특수효과팀에 너무 감사하다."

    박보영은 앞선 인터뷰에서 도봉순처럼 정말 괴력을 지녔다면 세월호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 기자가 이를 언급하며 '정치적인 발언 괜찮나?'라고 묻자, 그는 "저는 세월호(얘기)가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전혀 생각 안 한다. 세월호는 사고다"라고 즉답했다.

    이어, "아무 죄가 없는 친구들과 선생님들, 이런 분들이 희생되셨다. 같은 국민으로서 안타까운 사고였단 생각이 든다.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정치적인 거지, 이 사건 자체가 정치적이라고 생각 안 한다"고 덧붙였다.

    ◇ '도봉순'을 빛내주었던 고마운 동료들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에는 주연 박보영, 박형식, 지수 외에도 연기파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 심혜진, 유재명, 김원해, 임원희, 전석호 등은 조연으로서 드라마에 감칠맛을 더했다. 특히 1인 2역으로 분한 김원해의 연기는 단연 눈에 띄었다.

    박보영은 "김원해 선배님과 촬영한 날 일기장에는 너무 행복한 마음과 감사함이 많이 써져 있다. 영화로 접하면서 선배님과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너무 영광이었고 많은 걸 배웠다. 한 씬 한 씬을 그냥 넘기지 않고 디테일을 챙기신다. 아이디어도 굉장히 많으시다"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극중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그냥 톡 치면 훅 날아가는 거라서. 받아주는 분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받아주시느냐에 따라 씬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전석호 선배님이 '너는 너대로 해. 우리가 극적으로 가야 저를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 제 캐릭터가 살아야 드라마가 산다고 생각해주셨던 것"이라고 말했다.

    ◇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던 도봉순, 호흡은?

    극 초반에 오랜 소꿉친구인 인국두(지수 분)를 짝사랑하던 도봉순은 경호를 맡게 되며 알게 된 안민혁(박형식 분)의 사랑을 받게 된다. 이후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인국두에게까지 사랑받았다.

    두 사람과의 호흡에 대해 물으니 "너무 재미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보영은 "항상 오빠, 언니들이랑 하다가 동생들이랑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하지, 싶었지만 두 친구들이 오히려 많이 챙겨줬다. 배려해주고"라고 말했다.

    극중에서 인국두(지수 분)와 안민혁(박형식 분)은 모두 도봉순(박보영 분)을 좋아했다. (사진='힘쎈여자 도봉순' 캡처)

     

    "형식이는 민혁이처럼 장난기도 많고 항상 밝아요. '어떻게 그렇게 밝아?' 할 정도로 밝다.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준다. 지수는 국두 같아요. 엉뚱한데 진중하거든요. 근데 너무 웃겨요. 형식이는 '누나 밥 먹었어?' 하는데 (지수는) '식사는 하셨어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다. 셋이 하는 단톡방에서도 '들어가겠습니다. 언제나 누나와 형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런 식으로 말해서 (저희들이) 막 '립서비스하지 마' 말할 정도다. '오늘 최고인 것 같아요' 이런 말을 진짜 많이 해요. (그런 말) 안할 거 같이 생긴 애가 안할 거 같은 말투로 하니까 너무 웃겨요. 지수는 말하는 내내 진지해요. 마력의 매력이 있어요."

    특히 박보영은 박형식과 '멍뭉 커플'(둘 다 강아지를 닮은 순한 인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별명)로 사랑받았다. 극중 커플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짓궂은 질문에 박보영은 "형식 씨는 꿀 떨어지는 눈이 기본 눈이다. 저한테만 그러면 '어, 이 친구가 왜?' 할 텐데 촬영감독님, 지수한테까지도 그런 눈빛을 보낸다. 누굴 봐도 그런다.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박애주의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빛이 되게 좋은 친구더라"라며 "(가능성은) 없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 올해의 계획 "나를 사랑하자"

    연기력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큰 성과를 이뤘는데도, 박보영은 좀처럼 들뜨지 않았고 차분했다. 그보다는 부족함을 더 많이 언급했고 걱정했다.

    20대 여배우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런 환경에서도 잘 버티고 있는 선배님들을 보면 너무 존경스럽다. 그분들이 잘 걸어오신 길에서 저는 투덜거리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경험도 없고 나이도 어린 제가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좀 건방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엄격하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었다. 박보영이 올해 세운 계획은 바로 '날 좀 사랑해주고 믿어주자'는 것이었다.

    "제 자신한테 너무 박한 것 같긴 하다. 나는 왜 나를 믿지 못하나, 이런 느낌이 드는 거다. '난 이거 잘할 수 있어'가 아니라 '잘 못할 것 같은데', '내가 하기에는 너무 어려울 것 같은데, 역량이 부족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한다. 모니터할 때도 '힘든 건 아는데 저것보단 더했어야지' 그런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남들과 모니터를 못하겠다. 너무 잘 못한 것 같고 창피해서. 감정적으로 힘든 씬을 촬영하는 날은 더 힘들다. '이걸 못할 것 같다'는 고민, 걱정, 불안이 너무 크다."

    ◇ 주관 있는 '배우 박보영'이 하고 싶은 역할

    배우 박보영 (사진=피데스스파티윰 제공)

     

    그동안 꾸준히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같은 '냉정한 자기평가'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췄던 박보영. 그러나 올해로 데뷔 11년차를 맞은 '배우' 박보영은 나름의 주관과 기준이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는 "배우로 살 때는 좀 더 주관이 뚜렷한 것 같은데 보통의 저일 때는 너무 유약하다. 흔들리고 혼란스러움도 있다. 배우로서는 제가 선택해야 할 작품에 대한 기준이 정확한 편인데 요새는 자꾸 (배우의 저와 보통의 제가) 섞여서 혼란스러운 것 같다"며 "옛날에 비해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남 눈치를 많이 본다. 항상 평가받는 직업일 수밖에 없지 않나. 남들이 어떻게 나를 생각하는지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됐다"고 밝혔다.

    박보영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취하는 노선이 "확실히 다르다". 영화는 "제 욕심을 많이 부리는 편"이란다. 반면 드라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하고 싶은 역할을 묻자 "(작품 고를 때) 1번이 대본이고 2번이 안 해 봤던 것, 새로운 것, 재밌는 것이다. 팬분들도 이제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이러신다"며 "아닌 것처럼 웃으면서 뒤에서는 사람 죽이거나 하는 역할이 재미있지 않을까. 그런 것도 해 보면 참 재밌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박보영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만난 차태현을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로 꼽았다. 그는 "시청률이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게끔 정신교육을 많이 시켜주신 분이라 거기에 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몸도 정신도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박보영은 몸을 추슬러 하반기 쯤에는 최대한 작품에 도전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포부를 밝혔다. 대중이 원하는 모습과 자신의 도전정신을 잘 조율하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박보영의 다음 행선지는 무엇이 될지 벌써 궁금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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