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전날 진행된 대선주자 2차 TV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을 주적이라고 못하냐"고 공격한 것은 근거 없는 공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20일 "현재 국방백서에는 '주적' 개념이 삭제돼 있고 육군정책보고서에 '주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 유 후보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며 "이 문제(주적에 대한 논란은)안보관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색깔론에 가까운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박 공보단장은 이어 "북한과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으로 북한이 '적'인 것은 맞다"면서도 "동시에 우리 헌법 4조는 북한을 '평화통일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북한을 보는 (사법체계의) 시각은 다분히 다층적이고 이중적"이라고 덧붙였다.
박 공보단장은 특히 "이런 고도의 전략적이고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깊은 철학과 통찰력을 갖고 있지 않는다면 국가를 경영할 지도자로서 기본적인 철학과 자질에 대해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문 후보에게 '북한이 주적이냐'고 답변을 추궁한 유 후보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군사적 적의 개념과 정치적, 국가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는 북한을 구별하지 않는다면,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라는 부분을 어떻게 생각할지 거꾸로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실제로 가장 최근에 발간된 2014 국방백서 2절 1항 국방목표에는 북한이 아닌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유 후보의 '북한이 주적'이라고 한 발언은 1995~2000년판 국방백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앞서 유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의 적이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강요하지 마라. 유 후보도 대통령이 되면 남북 간 문제를 풀어가야 될 입장이다. 필요할 때는 남북정상회담도 필요하다.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정부 공식 문서(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말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고, 문 후보는 "내 생각은 그러하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이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박 공보단장은 "만약 반드시 주적이라 표현하려 했다면 유 후보가 국방위원장 시절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게 일관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이 문제는 저희들의 판단으로는 안보관에 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색깔론에 가까운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