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낙후된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최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사업비 17조원 규모의 전남-제주간 해저터널 건설 사업이 이번 대선 공약에서 빠지면서 사업 추진이 동력을 잃게 됐다.
전남도는 지난 3월 전남-제주 해저터널 건설 사업을 비롯해 총 85조 원 규모의 19대 대선 공약을 확정, 각 정당과 대선 후보에 건의했다.
특히 전남-제주간 해저터널 사업을 핵심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건의하고 정부의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요구할 방침이었다.
해저터널은 목포∼해남 지상 66km, 해남∼보길도 교량 28km, 해저터널 73km 등 총 167km의 철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전남도는 2032년까지 총 사업비 16조80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낙연 지사도 올해 신년사에서 "목포∼제주간 해저터널을 통한 서울∼제주간 고속철도 건설도 타당성 조사 용역을 곧 마무리, 대통령선거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었다.
그러나 광주환경운동연합과 전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중순 성명을 통해 "전남도가 대통령선거 공약에 요구 하려는 전남~제주 고속철도 해저터널 사업은 타당성과 공공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대선 때 지역에 선심을 베푸는 양 타당성 없는 대형 토건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후보는 심판을 받아야 한다. 국토와 국고를 가볍게 여기는 후보는 국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반대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
이 같은 와중에서 최근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 주요 대선후보들의 공약에서 전남-제주 해저터널 사업은 누락됐다.
얼마 전 광주를 방문한 민주당 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해저터널 사업과 관련해 "2012년 대선 당시 다시 4대강 같은 대규모의 토목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있었다"면서 "제주에서는 제2공항이 우선이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즉 이낙연 전남지사가 속해 있는 민주당마저 전남이 "최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해저터널 공약을 외면함으로서 지역민들의 직무수행 지지도 평가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 지사의 체면이 구겨지게 됐다.
또 주무 부서에서도 대선 후보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등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국회에서도 지난달 28일 '호남고속철도 2단계사업 조기완공 및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촉구 결의안'으로 발의됐지만 상임위 심사단계에서 민주당 소속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촉구'는 제외됐다.
제주도 역시 "공감대 없는 일방적 추진"이라며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힌 데다 환경과 비용 측면에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대선공약으로 채택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한편 전남도가 의뢰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 중인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3월 22일 중간보고회에서 "최종 경제성 분석결과는 5월에 나온다"면서도 "국토교통부에서 2011년 시행한 타당성 조사 용역보다 경제성이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대 용역팀은 "호남고속철도 무안국제공항 경유가 확정되고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우선 추진된다면 이 사업에 부정적인 제주 도민과 정치권에서도 인식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최종 용역결과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전남도는 다시 이 용역결과를 근거로 5월에 시작되는 새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