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대북결재' 의혹과 관련된 문건을 공개했다. (사진=자료사진)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과 관련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이 중앙일보에 증거 문건을 공개한 가운데, 송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문재인 후보를 공격할 생각이 없다. 정치 쟁점화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중앙일보는 송 전 장관과의 인터뷰에서, 송 전 장관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 유엔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으로부터 연락받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며 당시 작성한 자필 수첩과 노 전 대통령에게 받은 쪽지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송 전 장관은 "아세안+3 회의차 싱가폴로 출국한 노 대통령이 2007년 11월 20일 오후 6시 50분 자신의 방으로 나를 불러 '인권결의안 찬성은 북남선언 위반'이란 내용이 담긴 쪽지를 보여줬다"면서 "서울에 있던 김만복 국정원장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내용을 싱가포르에 있는 백종천 안보실장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지난해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회고록에서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남북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렸고, 이후 북측 반응이 적힌 쪽지도 봤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보도와 관련해 송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가 자신의 회고록 내용이 '근본적인 오류'라고 주장한데 반박하기 위해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은 "책을 쓴 사람으로써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썼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어서 (인터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사건이 보수니 진보니 색깔론이나 종북 문제와 연결시킬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국가의 일을 할 때 어떻게 판단하느냐의 문제와,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부인하는 진실성에 대한 문제로 본다. 판단력과 진실성, 두가지 측면에서 봐달라"고 설명했다.
또 대선을 앞두고 문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격을 할 생각이 없고 이 사건이 정치화되는 것 자체가 바람직 하지 않다"면서 재차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남북대화의 모든 것을 공개하면 앞으로 어떻게 대화를 하느냐'는 취지로 말한데 대해서는 "남북 대화는 남북이 양쪽에서 같은 손잡이를 잡고 해야 한다. 북한이 칼자루를, 우리가 칼 끝을 쥐고 앉아서는 남북대화가 될 수 없다. 그런 교훈을 찾기 위해 제가 책을 썼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