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강간 모의 논란'에 대해 모호하게 해명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검증할 것이 없기는 없나 보다. 이제 그만 용서해달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22일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나이 50세가 되던 해인 2005년에 어릴 적부터 그 때까지 내가 잘못했던 일에 대한 반성문으로 '나 돌아가고 싶다'는 자서전을 쓴 일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30여 개 반성문 중에서 대학교 1학년 시절 S대생들만 하숙하던 홍릉에서 같이 하숙할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쓰면서 돼지발정제 이야기를 쓴 일이 있다. (실화가) 책의 내용과는 다소 다른 점은 있지만 그걸(강간 모의 사건) 알고도 말리지 않고 묵과 한것은 크나큰 잘못"이라며 "그 당시 크게 반성하면서 그 잘못에 대해 반성한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홍 후보는 그러나 "45년 전의 잘못"이라고 강조하며 "이제와서 공개된 자서전 내용을 다시 재론하는 것을 보니 나 대해서는 검증할것이 없기는 없나보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때 저질렀던 잘못이고 스스로 고백했다"며 "이제 그만 용서해주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20일 저녁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홍 후보가 12년 전 저술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 내용 중 "돼지 흥분제 이야기" 소제목 부분이 발췌돼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다.
홍 후보는 이 책에 자신의 '친구'가 '짝사랑 대상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해 돼지 발정제를 구하는데 일조했다고 적었다.
홍 후보는 강간모의 날을 "결전의 날"로 적은 후 "비장한 심정으로 출정한 그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또, "(친구는) 밤 12시가 되어 돌아와 울고불고 난리였다"며 "얼굴은 할퀸 자욱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고 와이셔츠는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면서도 강간 모의가 실패한 데 대해 반성 없이 "흥분제가 진짜였다면 실패할 수 없다는 것이 친구의 주장이었다"는 부분을 책에 옮기기까지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일화를 각색했고, 그 당사자들이 명문 S대생으로 "현재 경제를 움직이는 이들"이라 밝힐 수 없다는 모호한 해명으로 일관했다.
분명한 범죄를 어린 날의 치기로 묘사한 데 대해 여론은 분개하고 있다.
유 모 씨는 "대학 1학년 하숙집에서 친구들끼리 일어난 단순한 일이 아니라 강간을 당할 뻔했던 피해자가 존재하는 일"이라며 "(피해자는 무슨 죄로) 홍 후보 자서전의 추억거리로 얘기돼야 하느냐"고 일갈했다.
성 모 씨는 "철없던 나이에 저지른 짓이라는 생각 따위는 말이 안 된다"며 "대학교 1학년이면 우리나라에선 법적 성인이다. 본인의 딸 혹은 아내가 저런 일을 당했다고까지 생각해야 (범죄라는 것이) 이해되는 거냐"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