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가 자서전을 통해 대학생 시절 돼지흥분제를 이용해 강간 모의를 한 것을 밝힌 것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유권자 모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1일 SNS를 통해 홍 후보의 '돼지흥분제 논란'에 대한 논평을 공개했다. 홍 후보는 2005년 발간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대학생 시절 강간 모의에 가담해 돼지흥분제를 구해다 주었다고 적은 바 있다.
SNS 등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널리 알려지자 홍 후보는 '장난삼아 한 일', '혈기왕성한 대학생 때의 일' 등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강간 모의를 '성장통'으로 호도하고 있다. 혈기왕성하다면 강간 모의가 정당하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는 소라넷, '남학생 단톡방' 등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져 온 강간 모의와 같은 축에 있다"며 "홍 후보가 돼지흥분제를 구하러 다닌 1972년에서 반백년이나 되는 시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강간 모의 수단이 더 다양하고 악랄해졌다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자서전에 나타난 돼지흥분제 일화 (사진=SNS 캡처)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한국 사회는 여전히 여성을 폭력으로 강압하는 것을 터프한 로맨스로, 일상적으로 성적 대상화하는 것을 남성성의 발현으로 여기도록 방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간 모의 사실이 밝혀진 대통령 후보가 아무렇지 않은 듯 유세현장을 누비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간은 범죄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또 한다"고 강조했다.
설득력이 부족한 해명으로 여론의 뭇매가 사그러들지 않자,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어릴 때 저질렀던 잘못이고 스스로 고백했다. 이제 그만 용서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 와서 공개된 자서전 내용을 재론하는 것을 보나 나에 대해서는 검증할 것이 없기는 없나 보다"라고 써 다시 한 번 논란에 불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