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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의 정치학: 왜 진보언론조차 노무현· 문재인을 공격하는가?



책/학술

    '왕따의 정치학: 왜 진보언론조차 노무현· 문재인을 공격하는가?

    '약탈 정치', '대통령 없이 일하기' '다시,민주주의' 등 정치 신간 4권

     

    '왕따의 정치학'은 정치학자 조기숙의 구좌파 진보언론에 관한 비판적 분석이다. 왜 진보언론조차 노무현·문재인을 비판할까? 조기숙 교수는 대략 일곱 가지로 원인을 설명한다. 우리 편을 옹호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우리 편에게 더 가혹하게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진보언론의 양심 결벽증, 시간과 재정이 부족한 진보언론의 열악한 업무 환경, 폐쇄적인 엘리티즘, 비판적 효능감 혹은 스톡홀름 신드롬, 언론의 특권을 이용해 스스로 킹메이커가 되고자 하는 바람, 언론권력의 사유화, 노무현과의 이념적·문화적 갈등이 그것이다. 진보언론의 이런 특성들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조기숙 교수는 진보언론을 구좌파로 규정한다. 흔히 좌는 진보, 우는 보수라는 주장은 20세기까지는 맞지만 21세기는 틀리다고 지적한다. 좌파 안에서도 갈등이 존재하며, 특히 문화적 갈등을 기준으로 구좌파와 신좌파로 구분되는데 집단주의·권위주의 문화가 강한 진보언론을 구좌파로, 탈권위·탈물질의 가치를 중시하는 진영을 신좌파로 구분한다. 신좌파로 상징되는 대표 인물이 노무현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하자마자 진보언론까지 가세한 편향된 보도에 공격받았다. 2008년 촛불집회가 갈수록 거세지자 이명박 대통령은 “초를 누구 돈으로 샀냐”고 물었고 검찰은 즉각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착수했다. 검증되지 않은 뉴스가 생중계되듯 쏟아졌고, 정치인의 말보다 언론을 더 신뢰하는 시민들, 특히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마저 언론을 신뢰하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을 결심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후에야 언론보도의 편향성을 깨달은 시민들이 깨어나기 시작했고, 이제 왕따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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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2월 경향과 한겨레는 광주 촛불집회에서 ‘문재인이 발언권을 요청했는데 주최 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주최한 단체에서 “정치인들에게는 발언권을 주지 않는다”며 거절한 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문재인! 문재인!” 하며 연호하는 바람에 그에게 마이크를 줄 수밖에 없었다. 사회자가 무대에서 내려와 문재인이 앉아 있는 곳으로 가 마이크를 건넸고, 문재인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하고 손 흔들고 환호까지 받았다. 경향과 한겨레는 오보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각사에는 밤늦게까지 항의가 빗발쳤지만 두 신문사는 반응하지 않았다. 〈경향신문〉만 다음날 기사의 일부를 살짝 수정했을 뿐, 사과는 없었다. _〈1장 왜 문재인은 왕따가 되었나?〉, 41-42쪽

    노무현과 소위 진보언론의 갈등에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본질이다. 진보란 인간 이성의 합리성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 인간을 믿지 않으면 역사의 진보를 믿을 수 없다. 반면, 보수란 기존의 것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세상이 변화와 함께 새로운 진보 의제가 등장하면 한때 진보였던 사람도 보수적인 입장으로 변하게 된다. 나는 이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한 번 진보라고 영원히 진보는 아니다. _〈3장 노무현과 진보언론의 이념적 갈등〉, 146-147쪽

    왕따를 당하는 친노에게도 스스로 세력화를 함으로써 왕따를 극복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 세력화가 지금까지는 쉽지 않았다. 친노는 미디어에 발언권도 없었고, 뭔가 일만 터지면 친노라고 덮어씌워 매도되니 국민에게는 나쁜 이미지가 전달되었다. 친노·친문이 되면 작은 실수에도 큰 굴레가 씌워지니 감히 누가 손을 들고 나서겠는가. 죽도록 일해도 친노·친문에겐 공천이나 자리에 대한 보상이 없었다. 반면 당내 갈등이 일어나면 친노·친문에게 책임을 묻는다. 책임을 피하고 싶지는 않지만, 친노·친문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음을 고백한다. 이들에게 딱 하나 남은 방법은 자신들이 받는 고통을 국민에게 고백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방어자가 세력화되어 국민 중 친노가 절반을 넘어가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선진국 대열로 들어 설 것이고 친노 왕따는 사라질 것이다. _〈4장 노무현과 진보언론의 문화적 갈등〉, 211쪽

    조기숙 지음 | 위즈덤하우스 | 336쪽 | 15,000원

     

    '약탈 정치'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의 기록이다. 이명박·박근혜가 어떻게 권력을 사적으로 활용했으며 그 권력 밑에서 비선과 측근들은 '약탈 전쟁'을 어떻게 적나라하게 벌였는지 보여준다. 보수정권 10년 동안 약탈은 무차별적이고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우리에게는 정치와 약탈 메커니즘의 복잡성을 이해할 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나는 결코 그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외칠 정치인이 많겠지만 문제는 그들의 선의나 의지가 아니다. 권력을 얻는 과정 자체가 선의나 의지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또 선거로 만사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도 위험하다. "선거에서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약탈 정치'의 문법에 길들여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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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대를 꽂은 약탈은 대선 논공행상의 일환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은 논공행상을 위한 고위직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공기업에 ‘막가파식 물갈이 수법’을 동원했다. 처음에는 사퇴를 유도하다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표적 감사에 돌입, 그래도 버티면 사법 처리 절차를 밟았다. 이런 물갈이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감사원과 검찰 등 소위 사정기관이 동원되었다. 감사와 수사를 통해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어떤 꼬투리라도 잡아 해임했다. 「제2장 이명박 정권 공신들의 동종교배형 ‘약탈 전쟁’」(본문 83쪽)

    강준만,김환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612쪽 | 25,000원

     

    '대통령 없이 일하기'는 대통령이 없어도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의 정치를 추구했던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의 이야기이자, 대통령 없이 일해 보려 했으나 결국은 대통령 없이는 안되는 일도 너무 많더라는, 대통령 없는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시기의 청와대는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대통령님은 월권하지 마세요!”라며 대통령과 계급장 떼고 맞장 뜬 비서관도 있었고(77쪽), 한미FTA 등에 대해 대다수의 비서관들이 반대를 해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대화하며 설득하려던 대통령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251쪽).

    인사, 국정홍보, 업무혁신, 해외언론, 차별시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서관으로 일했던 저자들이 기록하는 청와대의 모습은 힘들고 고달픈 격무 속에서도 대통령이 꿈꾸던 꿈이 현실이 되도록 보좌하며, 그를 통해 자신이 꿈꾸던 이상을 정책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때로는 좌절도 하고, 때로는 성취도 맛보는, 사람냄새 나는 청와대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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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생각하면 대단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는, 정말로 적대적인 환경, 결코 긍정적으로 이해해주려 하지 않는 언론의 감시망 속에 있었고 그 때문에 모든 참모들이 위축되는 느낌을 받았다. 외부를 향해 말 한 마디 하기가 조심스럽다는 강박이 생길 정도였다. 실명으로 글쓰기는 막상 익숙해지면 그런 강박을 벗어내는 데도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장애는 청와대브리핑에 대한 대통령 자신의 애착이었다. “나의 유일한 무기인데, 그걸 없애면 무얼 가지고 말을 하나” 라는 것이 최초의 반응이었다.
    이때 이 문제로 대통령과 토론하면서 내 입에서 나온 말이 “월권하지 마세요”다.
    비서관이란, ‘관’자를 붙여서 그렇지 비서 아닌가. 대통령이 가장 애착을 지닌 시스템에 대해 “제 소관이니 제 계획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비서관이 참여정부엔 있었다!
    -77쪽. 시지푸스의 꿈이었을까 중에서

    김은경 , 노혜경, 민기영, 선미라, 이숙진, 정영애, 조현옥 지음 | 행복한책읽기 | 307쪽 | 14,000원

     

    '다시, 민주주의'는 기자들이 발로 뛰며 접한 우리 시대 민주주의에 대한 보고서다. 준비기간을 포함해 4개월 동안 300명가량의 시민들을 인터뷰한 내용은 ‘1987~2017 광장의 노래’라는 연재로 이어져 화제가 되었고, 이를 가다듬어 책으로 출간했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선 기자들의 자기 고백에서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가 채 벗어나지 못한 ‘박정희의 그림자’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나아가 ‘민주주의’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가 어떻게 세대 간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지 깊이 있게 살펴본다. 나아가 촛불 이후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모색으로까지 이어진다.

    린 정말 민주주의조차도 ‘압축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일까. 4.19 혁명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을 거쳐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혹은 십수 년을 주기로 거리로 뛰쳐나온 우리 국민들이 공유했던 원칙은 헌법 제1조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고귀한 명제가 흔들릴 때마다 국민들은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그 명제를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머리말’에서

    이재성 , 정은주, 노현웅, 박유리 지음 | 한겨레출판사 | 312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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