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영호 씨 페이스북 화면 캡처)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만에 안산 단원고 2학년 8반 고(故) 백승현 군의 물품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세월호 자원봉사자 임영호 씨는 23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103일만에 엄마의 품으로 돌아온 백 군의 여행용 가방과 지갑 등의 사진을 올렸다.
임 씨는 "승현이가 수학여행을 떠난 지 1103일 만에 여행용 캐리어와 지갑이 세월호에서 돌아왔다"며 "입고 간 교복과 옷가지들 그리고 지갑. 수학여행 용돈으로 쥐어 준 5만 원이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인 채…"라고 적었다.
임 씨는 또 "평소에도 '엄마 사랑해요'를 입버릇처럼 외쳐주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와주고, 엄마의 지친어깨를 주물러주던 효자아들 승현이었다"면서 "외동아들로 자라며 동물조련사의 꿈을 키웠던 승현이는 미처 꿈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별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임 씨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지난 3년간 바다 속에 잠겨 있어 군데군데 하얗게 얼룩진 가방과 청록색 지갑, 일부가 새카맣게 변한 1만 원 짜리 다섯 장과 학생증, 카드 등이 담겨 있다.
임 씨는 그러면서 "대선에 묻혀가지만 육상으로 올라온 세월호와 함께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미수습가족분들과 계속해서 가능할 수 없는 아픔을 겪고 있는 승현이 부모님과 세월호 희생자 가족분들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승현 군의 물품은 지난 22일 어머니 임현실(51) 씨가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 신항 유류품 보관소에서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승현 군의 지갑과 여행용 가방 외에도 수학여행을 가기 전 새로 사서 가져간 티셔츠와 신발 등도 함께 돌아갔다.
늘 주위 사람을 배려하고 착한 성품을 지녔던 승현군은 키가 187㎝였고 동물을 좋아해 커서 모델이나 동물조련사가 되고 싶어 했다.
수학여행을 가기 이틀 전 손목을 다쳐 깁스를 했던 승현 군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 20일 만인 2014년 5월 6일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현재 승현 군은 화성 효원추모공원에 친구들과 함께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