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 유출 관련 압수물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자동차엔진 제조 핵심기술을 빼돌리고 경쟁업체로 이직한 연구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 사 전 연구원 이 모(30) 씨와 관리직원 김 모(44) 씨를 형사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씨 등은 '뿌리기술' 전문기업인 A 사에서 일하며 자동차엔진 '다이캐스팅 금형' 설계도면 등을 빼돌려 경쟁업체로 이직한 뒤 이를 이용해 동종제품을 개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이캐스팅 금형 기술은 알루미늄 등을 고속‧고압으로 주입해 복잡한 제품을 제작하기 위한 금형을 제조하는 기술로, 다이캐스팅 제품은 치수가 정확하고 생산비가 저렴하며 대량생산이 쉬운 것이 특징이다.
해당 기술은 2014년 9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지정받은 A사가 정부지원금 14억5천만 원을 포함 총 20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 기술이다.
경찰조사 결과 이 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근무한 뒤 퇴사하면서 자동차 엔진 '다이캐스팅 금형' 제작을 위한 설계도면 파일 수십 개를 빼돌렸다.
이 씨는 퇴사 후 한 달 뒤인 4월쯤 경쟁업체로 이직하고 이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했다.
김 씨는 A 사에서 2011년 9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일하며 뿌리기술로 지정 및 인증받기 위한 품질관련 파일을 유출하고 경쟁업체로 이직했다.
김 씨는 이 씨가 퇴사하며 가지고 나온 A 사의 기술 자료를 건네받아 제품을 제작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 등이 이직한 경쟁업체는 이들이 가지고 나온 설계도면 등을 이용해 금형제품 4대를 제작하고, A 사보다 1대당 약 6000만 원 가량 저렴한 약 1억 원에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뿌리기술 전문기업에 대해 지속적인 기술유출 예방활동을 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협업해 기술보호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뿌리기술은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나 최종 제품에 내제돼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뿌리기술은 주조, 금형, 용접, 열처리 등의 공정기술로 자동차‧IT 산업 등의 제조과정에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