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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文·沈 '복지' 재원 마련 놓고 '갑론을박'

    전문가 "모든 세목의 증세 방안이 나와야 가능"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2012년 대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복지 공약을 선점해 중도 표심을 파고 들었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 마련이 문제였는데, 박 후보는 ‘증세없는 복지’를 외치면서 지하경제 양성화와 정부 지출구조 개혁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증세없는 복지'를 내건 박근혜 정부는 경기부양과 복지확대를 위해 재정을 투입했지만 결과적으로 효과는 반감됐고 빚은 빚대로 쌓였고, 4년간 184조원의 국가채무 증가로 귀결됐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각 후보가 내건 공약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랴는 논쟁이 뜨겁게 불붙고 있다. 논쟁의 중심은 집권 가능성이 높은 문재인 후보의 복지공약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우군'(?)이라고 할 수 있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측에서 문 후보가 제시한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25일 열린 4차 TV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는 “증세없는 복지를 비판하던 문 후보가 이를 하려고 한다”며 “정직하지 못하다”라고 문재인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문 후보는 "재원조정 방안 중에 법인세율 인상, 명목세율 조정 등도 들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튿날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윤호중 정책본부장은 전날 문 후보가 못하단 설명을 위해 기자회견을 갖고 심 후보의 ‘복지재원 과소추계’ 지적에 대해 재원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윤 본부장은 심 후보가 건강보험 비급여화에 소용되는 예산을 계상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건강 보험은 공단의 자체수입으로 운영되는 사회보험으로 현재 건보공단의 누적흑자가 20조원으로 우리가 공약한 비급여화에 소요되는 재원은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즉각 반박했다. 심 후보 선대위 김용신 정책본부장은 “정의당은 미용목적의 성형을 제외하고는 비급여를 100% 급여화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민주당도 같다”면서 “정의당은 이에 18조원이 추가되는 공약인데, 민주당은 (급여화에 대한)소요재원으로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건보공단의 누적 흑자 20조원으로 재원이 가능하다’고 한 데 대해 “비급여의 급여화하는 한번 도입되면 계속 지속되는 제도인데 향후 2년 정도는 20조원 누적 흑자로 급여화를 한다고 해도 이후 흑자 재정이 바닥나면 다시 비급여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에서는 현재의 건보공단의 누적흑자(20조원)만으로 재원이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의당은 민주당의 공약대로면 연 10조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지속적인 ‘비급여의 급여화’가 가능한지를 따져 묻는 것이다.

    민주당은 ‘고용보험 연장과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의당은 이를 위한 비용계상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본부장은 “고용보험도 고용보험공단의 자체 수입으로 운영되는 사회보험으로 재정부담으로 추계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되받아쳤다.

    하지만 정의당은 “고용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는 고용보험의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세금을 통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민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장기 실업자와 폐업 자영업자 ▲취약계층 근로자에 대한 구직 촉진 급여 ▲실업한지 3개월이 지난 자발적 이직자 ▲실업급여 피보험기간 완화 등을 주장한 것을 바탕으로 고용보험 대상 확대를 위해 필요한 재정과 예산 추계를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심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내세우는 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한 소요예산도 명확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양의무제란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해도 부양의무자가 기준 이상의 소득이나 재산이 있으면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송파 세모녀’ 사건처럼 오히려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문 후보측 윤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부양의무자를 폐지하면 어느 정도 기초생계부양대상자가 늘어날 것인지에 대한 통계가 없다"며 "(집권하면) 시범 사업지구를 선정해서 다양한 기준으로 적용해 데이터를 만들고, 이후에 얼마나 (재원이) 소요될지 계산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측은 반발했다. 공약을 준비하면서 예산을 추계하는 것은 정책단위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는 것이다. 정의당은 국회 예산정책처를 통해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재정추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 제출한 각 대선후보의 증세 규모는 심상정 후보 연 70조원, 유승민 후보 연 40조원, 안철수 후보 연 12.6조원, 문재인 후보 연6.3조원이다.

    심 후보와 유 후보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를 주장하고 있지만 문 후보는 고소득자 과세 강화와 자본소득 과세 확대,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을, 안 후보는 재정의 효율적인 운영과 조세 형평성 강화를 내세우며 증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오건호 공동운영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문 후보 측의 재원방안에 대해 "지난 3월에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이 여야 합의로 개정됐는데 연 2조원 보험 수입이 준다. 현행 제도에서도 적자가 예상되고 앞으로 연 2조의 보험료 결손이 예상되는데 누적 흑자액으로 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방안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또 "모든 세목에 증세 방안이 있어야 복지재원 마련이 가능한데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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