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이 붕괴된 인천학생수영장. (사진=인천 남동소방서 제공)
하마터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지난 2월의 인천학생수영장 천장 붕괴사고는 불법 하도급에 부실시공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인재(人災)인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인천남동경찰서는 27일 건설면허가 없는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주고, 천장 단열재 및 마감재 등을 부실시공한 공사업체 대표 등 5명과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인천시 교육청 공무원 2명 등 7명을 입건하고, 이중 시공사 대표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인천 학생수영장 천장 단열재와 마감재를 교체하는 보수공사를 계획하고, 소속 공무원을 공사감독자로 지정하고, 전자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해 10월에 공사 완공했으나 4개월 만인 지난 2월에 단열재와 마감재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시공사 대표 A씨는 공사를 직접 시공할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공사를 수주 받은 뒤 건설면허가 없는 무자격 업체 대표 B씨에게 불법 하도급을 주고, B씨는 C씨에게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씨와 C씨는 공사 기일 단축 및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설계도와 달리 단열재를 천장 아치패널에 접착제로 부착해 고정하지 않고, 마감재인 강판을 틈이 벌어지도록 시공했다.
부실시공으로 생긴 틈 사이로 유입된 수분이 단열재에 흡수돼 단열재의 하중 증가로 인해 천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교육청 관리감독 공무원인 D씨와 E씨는 불법하도급 및 부실시공이 이루어진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공사 조기 완공을 위해 이러한 사실을 묵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실공사 및 관리 소홀로 이번 사고를 일으킨 피의자 7명을 건축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 입건하고, 공무원 2명에 대해서는 직무유기죄를 추가로 적용했으며, 시공사 대표 A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2월 20일 오전 11시 30분쯤 수영장 천장 1292㎡에 붙어 있던 철판 등 내장재가 폭삭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일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4개 학교 학생 28명이 오전 수영수업이 모두 끝나 수영장이 비어 있는 상태여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초등학생 11명은 사고가 나기 5분 전에 수영장을 빠져나가 하마터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