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부터 부산지역 모든 초등학교에서 객관식평가가 전면 폐지된다.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감은 27일 오전 11시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발표했다. (사진=자료사진)
부산시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내년부터 초등학교에서 객관식(선택형) 평가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처음시도되는 것이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7일 오전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큰 시대에 맞춰 인재를 양성해 나가기 위해 2018학년부터 부산지역 모든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평가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현재처럼 정답 고르기 중심의 객관식 평가 비중이 높게 지속되는 한 학생들이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수동적인 학습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면서 "암기 중심의 문제풀이식 교육방법에 강점을 가진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는 더욱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이 능동적인 학습의 주체가 되고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평가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교육청의 이번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전면 폐지는 지난 2년간 추진해온 수업 체계 개선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뒀다는 판단 아래 시행되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은 2015년부터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평가 방법을 객관식 평가에서 수행 평가로 바꾸고 기초·심화·전문 과정의 연수를 통해 서술·논술형 전문 교사 150명을 양성했다.
하지만, 토의·토론 중심 수업을 통해 서술, 논술형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먼저 공정한 평가 방식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교육청은 평가를 수치로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학생의 학습 성취도 평가는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세밀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또,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학습능력을 다 파악해 맞춤형 수업을 해야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학급당 학생 수 조정도 불가피하다.
교사가 학생들의 토의, 토론 수업 중심으로 수업 방식을 바꾸는 등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이뤄져야 한다.
그밖에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이같은 부산시교육청의 시도가 되레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기존 객관식 교육을 하는 학원 대신 서술, 논술형 평가에 맞는 사교육 시장이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초등학교에서 서술 중심의 평가 방식에 익숙해졌다가 다시 중학교에서 객관식 평가를 받게되면 적응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김석준 교육감은 "객관식 문제 폐지를 내년에 전격 시행하기 전에 여러 우려되는 단점을 보완할 방침"이라며 "창의성을 갖춘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단점이 제기되고 일각에서 반발이 있다고 해서 더 이상은 미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