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해양수산청 직원들이 민원인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평일 업무시간에 체육대회를 해 적지 않은 논란을 빚고 있다. 어수선한 대선 정국을 틈탄 기강해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인천해수청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2주일 전쯤 11개 지방해양수산청에 봄철 체육대회 개최 공문을 내려보냈다. 이 문서는 당초 문화체육부 체육진흥과에서 작성됐으며, 외부에 알리지 말도록 '비공개'로 돼 있다.
해수부는 공문에서 주말이나 평일에 체육대회를 열도록 했으며, 평일에 할 경우에는 오후 2시 이후에 체육대회를 하도록 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 A씨는 “본부에서도 공무원들이 하루 종일 나가서 하는 것도 (모양새가) 그랬던지 평일에 할 경우는 오후 2시 이후에 하도록 지침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인천해수청은 전체 9개 과를 대상으로 체육대회 날짜를 파악했는데 모두가 평일에 하기를 희망했다.
민원인들을 배려해 토요일에 체육대회를 할 수도 있었지만 토요일에 체육대회를 하겠다는 과는 한 곳도 없었다.
종목은 9개 과별로 알아서 정했는데, 공차기, 족구 뿐 아니라 등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해수청 운영지원과(18명 참여), 선원해사안전과(17명), 항만물류과(9명)는 26일, 항로표지과(28명). 계획조사과(9명)는 27일 체육대회를 했으며, 항만개발과(5명), 해양수산환경과(24명), 항만정비과(9명), 경인해양수산사무소(6명)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인천해수청 전체 직원 150여명 중 83%인 125명이 체육대회에 참여하는 셈이다.
A씨는 “최소한의 민원대기 및 급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과별로 비상대기 인원을 1명 이상씩 두었다”고 설명했다.
28일 체육대회를 앞두고 있는 모 과장은 “민원인의 전화를 받을 1명을 대기시키고 체육대회를 할 예정”이라며 “(해양수산부 뿐 아니라) 체육 주간 행사라고 해서 모든 부처가 다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