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우리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법인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미국이 연방 법인세율을 현행 35% 이상에서 15%로 파격적으로 대폭 낮추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해 국제적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이같은 법인세 인하로 앞으로 10년 동안 2조2000억 달러(약 2500조 원)의 막대한 세수(稅收) 감소가 예상되는데도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것은 미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일자리 창출과 보다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야심찬 목표 때문이다.
아직 의회 통과라는 관문이 남아있지만 미국의 법인세율 인하가 단행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간의 법인세 인하 경쟁이 더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OECD 35개 회원국 중 19개국이 앞다퉈 법인세를 내렸다.
OECD 회원국 중 법인세가 우리보다 높은 나라는 프랑스(34.4%),벨기에(33%),독일(30%), 일본(23.4%) 정도다.
{IMG:2}특히 유럽에서 법인세 인하는 주도하는 영국은 2010년 28%였던 법인세율을 2020년까지 17%로 인하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기업 이탈을 막기 위해 15%로 더 낮출 방침이다.
아시아 주요국도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 중국은 법인세율을 오랫동안 33%로 유지하다가 2008년에 25%로 낮췄고 현재 23.4%인 일본은 추가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대만(17%)과 싱가포르(17%), 홍콩(16.5%)은 아시아 최저 수준의 법인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IMG:3}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같은 세계적 추세에 역주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 후보 선두주자 5명 중 4명이 현재 22%인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 확대 등 각 캠프에서 무분별하게 쏟아낸 공약의 재원 마련의 답을 정치적 저항이 비교적 적은 법인세 인상에서 찾겠다는 속셈으로 읽혀진다.
이익을 쫓는 기업의 속성상 법인세 인상은 기업의 해외 탈출로 인한 국내 투자 감소와 자본 유출을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후보들마다 일자리 창출을 부르짖고 있으나 법인세를 올리면서 일자리도 늘리겠다는 공약은 이율배반적이고 신기루를 쫓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정치권을 중심으로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인세 인상 움직임은 국제적 조류를 거스르는 것이자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법인세 인상 문제를 국제 사회의 변화에 따라 더 숙고(熟考)하고 재고(再考)할 때라고 본다.
특히 취업절벽 문제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쏟아부어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는 것도 '언발에 오줌누기식'의 도움은 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기득권 세력들에 의해 아직 대못이 박혀있는 의료분야와 드론, 우버와 같은 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주는 것이 일자리 창출의 지름길로 여겨진다.
사실 법인세를 인상하더라도 납세 기업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 정책 효과를 기대한 만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2015년 기준으로 법인세 신고 대상 법인 59만 1694개 가운데47.1%인 27만 8596개는 법인세를 한 푼도 안 냈다. 적자를 보는 기업도 있지만 각종 세금 공제 혜택으로 법인세를 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들로부터 법인세를 더 거둬들일 필요가 있다면 인상에 앞서 먼저 실효세율부터 높여 나가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한때 소동을 치뤘지만 "세금을 거둘 때는 거위털을 뽑듯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는 한 경제수석의 말이 다시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