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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또' 집배원 숨진 채 발견…'과로사' 주장

    노조 "장시간 근무 문제", 우정본부 "경찰, 의료진 판단할 문제"

    (사진=자료사진)

     

    두 달 만에 또다시 충남 아산의 한 집배원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과로사로 인한 '예견된' 죽음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아산에서는 지난 2월에도 40대 집배원이 갑자기 숨진 채 발견돼 우정사업본부가 근무시간 단축과 차량배달 확대 등 개선책을 내놓은 바 있다.

    ◇ 지난해 2월부터 총 13명의 동료가 떠났다

    28일 전국집배노조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9시쯤 충남 아산우체국 소속 집배원 A(47) 씨가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했다.

    A 씨는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밝혀졌지만, A 씨는 꾸준히 운동하는 등 자기 관리에 충실했다고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5월 9일까지를 19대 대통령선거 우편물 특별소통 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A 씨의 하루 평균 배달물량은 1,291건으로, 지난해 집배원 1인 평균치 982건보다 300건 많았다.

    가족과 동료들이 A 씨의 급작스러운 사망 원인을 최근의 과도한 근무로 보는 이유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 노동조합 최승묵 위원장은 C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2월부터 10명의 동료가 숨진 채 발견됐고, 세 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아침 7시부터 최대 14시간 동안 일하는 장시간 근로에서 비롯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택배 뿐만 아니라 일반 우편물과 등기까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각 우편물과 택배에는 송달 기준이 있는데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려면 하루하루 쏟아지는 물량을 당일 처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 현장이든 자택이든 일을 하며 숨졌는데 개인사로 치부해버리면 현장에선 답답하고 허탈할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앞서 우정사업본부가 내놓은 개선책에 대해서도 '미봉책'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집배 인력이 적정하다는 우정사업본부의 기본적인 방침부터 잘못됐다"며 "늘어나는 택배나 신도시로의 인구 유입 등을 고려해 인력을 빠르게 충원해야 하는데 굉장히 미온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월 20일 우정사업본부는 과로에 따른 집배원의 돌연사 의심 사망이 잇따른 것을 계기로 근무시간 단축과 차량배달 확대 등 개선책을 제시한 바 있다.

    신도시 개발 등에 따라 배달물량 및 세대수가 증가하는 지역에 집배원을 증원하고 동시에 민간위탁배달을 확대해 집배원의 업무를 가볍게 하겠다는 등의 대책이 제시됐다.

    ◇ 우정사업본부 "A 씨 업무량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양보다 적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우선 "돌아가신 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고인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로사'를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순히 배달물량으로 업무량을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정보통신연구원의 집배원 업무부화량시스템으로 집배원별 업무량의 많고 적음을 과학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며 "조사 결과, A씨는 1보다 낮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1을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양으로 본다면 A씨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양보다 적은 양을 했다는 이야기다.{RELNEWS:right}

    따라서 '과로사'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앞서 지난 2월 숨진 조 모(44) 씨의 사인에 대해서도 "동맥경화에 의한 과로사란 주장이 나왔지만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며 "고지혈증이 전에도 있었는데 혈류가 갑자기 차단되거나 심장 동맥 경화가 심해졌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장 동맥 경화를 발병하는 주요 요인은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라며 "과로와 운동 비만도 있지만 운동 비만으로 사망까지 이르진 않지 않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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