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사드 비용을 한국에 전가할 뜻을 내비치면서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미군의 사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국방부와 외교부 등 정부 관련부처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28일 "한미는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관련 규정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측이 부담한다'는 기본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미 한미 협의를 거쳐 사드 핵심 장비가 배치돼 가동되는 상황에서 1조원이 훨씬 넘는 사드 비용을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SOFA 제5조(시설과 구역-경비와 유지)에는 '미측은 한측에게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경비를 부담한다'(제1항)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한측은 미측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시설과 구역을 제공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협정파기'를 상대국 압박의 주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행보를 보면 이번 발언에도 '기존 협정이야 바꾸면 되는 것 아니냐'는 뜻이 내포돼 있을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사업가 출신답게 안보 문제도 경제적 이익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며 "사드 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한국에 부담시킬 것이라고 봤는데 현실화되는 것이다"고 우려했다.
사드 비용으로 운을 떼어놓고 이를 지렛대 삼아 내년부터 시작되는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 협상을 근거로 지난해 9천 2백억원을 주한미군에 지원했으며 내년에 2019년부터 적용할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다시 협상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의 경제규모로 볼때 일본,독일보다 더 부담하는 것이고 미국 무기수입으로도 10년간 36조원을 썼다는 논리로 방어전략을 짜고 있다.
실제 2013년 국회예산처의 한국·일본·독일의 방위비분담금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분담금 규모는 한국이 0.068%, 일본 0.064%, 독일이 0.016%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또 미군의 한국 주둔은 동아시아에서의 미국 기득권과 패권주의를 지키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불허의 압박으로 상대를 쥐고 흔들면서 주고받는 협상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보를 위한 한미동맹 유지와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의 과도한 인상 저지'라는 과제가 정부 앞에 놓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