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뚱한 내용을 집어넣어 '일부만 사실'로 만드는 팩트체크
- 조선일보 '문재인 후보의 일심회 연루 의혹' 등
- "LTE 설비 투자가 끝났다는 문 후보의 말은 거짓?"
- 조선일보 팩트체크, SNS 통해 보수진영에 힘있게 받아들여져
- "불편부당한, 정확한 팩트 검증 아쉽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4월 28일 (금)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정관용> 지난주에도 각 후보별 '유불리 보도' 통계수치를 발표해 주신 바 있는데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죠? 그 추이가 계속 이어집니까?
◆ 김언경> 네, 거의 비슷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겠어요. 제가 5주간의 통계를 오늘은 가지고 나왔는데요. 계속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보도 제목만 보고 편파, 유불리를 판단해서 유리하면 플러스 1점, 불리하면 마이너스 1점을 주는 형태로 모아놓은 점수입니다.
보도의 제목만으로 1차적으로 판단하고 혹시 제목으로 판단이 불가능하면 제목의 표현 말고 기사의 내용까지도 참조를 했습니다. 한 보도에서 두세 개 정당을 같이 다루었을 때는 3개까지 중복체크를 하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한 보도에서 2~3개 정당 다 비판했을 경우는 2~3개 정당 다 마이너스 1점, 이렇게?
◆ 김언경> 그렇게 한 거예요. 민주당의 경우에는 신문이 3월 20일부터 4월 22일까지의 결과인데요. 마이너스 48점이 나왔습니다. 국민의당은 플러스 16점. 그래서 민주당과 비교해 보면 64점 정도가 차이가 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 김언경> 자유한국당은 마이너스 32점, 바른정당은 플러스 14점이 나왔고요. 정의당은 마이너스 2점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방송의 경우에는 3월 20일에서 4월 21일까지의 보도 중에서 민주당에게 불리한 보도가 많아서 마이너스 205점이 나왔습니다.
◇ 정관용> 205점?
◆ 김언경> 방송은 신문보다 전반적으로 불리한 제목이 훨씬 많았어요.
◇ 정관용> 비판 기사가 많았다?
◆ 김언경> 그리고 국민의당은 마이너스 56점이 나왔습니다.
◇ 정관용> 여기는 국민의당도 마이너스이긴 하네요. 하지만 205:56.
◆ 김언경> 그러니까 한 149점 정도가 격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저희가 당별로 다시 한 번 방송사별로 좀 더 찾아봤거든요.
그랬더니 민주당과 국민의당 격차가 가장 큰 방송사가 TV조선이었습니다. 45점의 차이가 났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격차가 높은 게 MBC로 30점의 차이가 났고요.
그리고 MBN이 29점의 차이가 났습니다. 채널A가 24점 차이가 나고요. 지금 KBS는 10점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SBS와 JTBC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차이가 6점이 납니다. 그래서 가장 방송사 중에서는 비교적 균형을 맞춰서 보도한 것이 SBS와 JTBC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신문, 방송할 것 없이 총량으로 봐서는 민주당 불리, 국민의당 유리. 이게 확연히 보인다?
◆ 김언경>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양적 분석은 봤고 이번 주 대선 선거 보도에서 좀 짚어볼 만한 내용은 뭡니까?
◆ 김언경> 저는 오늘 팩트 체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하는데요. 요즘 대선 국면에서 가장 유행하는 뉴스 형태가 팩트체킹 보도입니다.
지금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이래서 언론에 대한 불신이 국민에게 팽배한 상태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팩트체크는 팩트를 자체 평가해서 시민에게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이제 자리매김됐어요.
그래서 사실 JTBC의 팩트체크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서 자리잡은 지 오래됐고요. 이후 SBS도 <사실은>이라는 팩트체크 코너를 만들었죠.
그리고 지금은 조선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등의 신문사들도 아예 팩트체크 전문 온라인 페이지를 개설을 한 상태입니다. 이런 팩트체크 페이지에 올라온 기사는 언론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뉴스 페이지에서도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언론사들이 만들어놓은 팩트체크 페이지는 기존 지면의 한계를 벗어나서 아주 감각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팩트에 대한 시민들의 직관적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굉장히 편리하게 보는 거예요. “사실 아님 / 사실”. 이런 식으로 정확하게 정리가 돼 있으니까요.
◇ 정관용> 그리고 시민들도 궁금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서비스는 꼭 해야죠.
◆ 김언경> 그런데 이 팩트체크가 과연 모두 믿을 만한 것인가에 대해서 의심이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팩트체크 그러면 전부 사실들을 규명했다고 제목에 붙이는데 아닌 게 있어요?
◆ 김언경> 그러니까 팩트체크라고 했는데 언론사에 따라 답이 다른 게 있는 거예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일례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제기했던 ‘문재인 후보의 일심회 연루 의혹’에 관련된 팩트체크가 나왔습니다. SBS, JTBC, 경향신문은 ‘거짓’으로 보도를 했어요. 그러니까 ‘사실 아님’이라고 했죠. 조선일보는 ‘일부만 사실’이라고 보도를 했습니다.
◇ 정관용> 결론이 다르네요?
◆ 김언경> 결론이 달라요. 그래서 언론사별로 약간의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3개의 언론은 거짓인데 유독 조선일보만 ‘일부만 사실’? 왜 그렇죠?
◆ 김언경> 저희가 이걸 상세히 좀 봤거든요. 그랬더니 조선일보 팩트체크 기사 제목은 <홍준표 “노="" 대통령이="" 간첩단="" 수사="" 국정원장="" 사퇴,="" 문이="" 수사="" 축소...위키리크스에="" 나와”="">라는 긴 제목입니다.
이 보도에서 팩트체크 대상으로 삼은 명제가 두 가지예요.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을 사퇴시켰다, 그리고 두 번째는 문 후보가 일심회 사건 수사를 중단 시킨 것이 외교 전문에도 나와 있다, 이 두 가지를 자신들이 팩트체크를 하겠다고 하면서 체크를 합니다.
그러면서 앞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을 사퇴시켰다’는 사실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이것도 다른 언론사에서 팩트체크를 해 줬으면 좋겠는데 이거는 지금 조선일보만 팩트체크를 한 내용이에요. 그래서 아무튼 사실이라고 본인들이 이렇게 주장을 하고요.
그리고 그 대신에 그 뒤에 있는 ‘문 후보가 일심회 사건 수사 중단 시킨 것이 외교 전문에도 나와 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님’이라고 이렇게 정리를 했습니다, 기사 속에서.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기사가 ‘일부만 사실이다’라고 결론을 짓고 있습니다.
◇ 정관용> 노 대통령이 국정원장을 사퇴시킨 건 사실이기 때문에 일부는 사실이다?
◆ 김언경> 그렇죠, 일부는 사실이다, 이렇게 해서 일부만 사실이 돼 버린 것이죠. 그런데 사실 다른 언론사는 그러면 무엇을 검증했느냐. 이 똑같은 제목의, 똑같은 발언을 가지고 검증을 했는데 타 언론사들은 문 후보 세력이 연루돼 있기 때문에 수사가 축소된 것인지 또는 문 후보가 당시 수사축소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주로 검증을 했습니다.
그래서 문 후보를 검증하기 위해서라면 사실 이 두 가지 의혹을 살펴보는 것이 맞고요. 조선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을 사퇴시켰다는 전혀 다른 명제를 들고 와서 굳이 이것을 열심히 검증을 하고 이것이 사실이다라고 이렇게 집어넣은 것이죠, 팩트체크 보도에서.
그래서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좀 굉장히 뭐라고 그럴까요? 조선일보가 일부만 사실이라는 판정 결과를 달기 위해서, 사실인 내용을 하나 끼워놓은 듯한 그런 인상을 받는다, 그렇게 보는 거예요.
실제로 이 기사가 페이스북에 어떻게 유통이 됐냐 하면 페이스북 제목이 ‘일부만 사실’, 딱 이렇게 써 있어요. 그렇게 적혀 있어서 마치 홍준표 후보가 발언했던 것이 일부는 사실인 것처럼 정리가 되는 거예요.
저는 이런 식이라면 예를 들어서 이런 제목을 이렇게 붙여보세요. <홍준표, 빨간넥타이="" 매고="" "문이="" 수사축소…위키리크스에="" 나와"="">라는 제목을 붙이면 이것도 저는 후보가 당일 빨간넥타이를 매고 나왔던 건 사실이기 때문에 일부만 사실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저희가 너무 진도가 나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팩트체크를 하려고 하는 요점이 무엇인지 그 요지에 관련된 팩트를 체크해야 되는 것이지 엉뚱한 내용을 집어넣어서 일부만 사실로 만드는 건 적절치 않다라고 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SBS, JTBC, 경향신문, 세 언론사가 검증대상으로 삼은 명제와 조선일보가 검증대상으로 삼은 명제 자체가 다르다?
◆ 김언경> 달라요.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
◇ 정관용> 그렇군요. 결국 홍준표 후보 발언에 대해서는 아주 관대하게 팩트체크를 한 것인데 그러면 반대로 문재인 후보가 한 발언에 대해서는 팩트체크한 것을 한번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 김언경> 그렇죠. 문 후보 관련 발언을 한번 살펴봤는데요. <문재인 “이동통신사="" lte="" 투자="" 끝나..1만="" 1000원="" 월="" 기본료="" 폐지하겠다”="">라는 4월 12일자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 기사는 문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이 ‘사실 아님’으로 판정되었다라고 하면서 4월 13일자 조선일보 페이스북에 ‘사실 아님’이라고 제목이 이렇게 적혀서 올라왔거든요.
그런데 이 기사는 우선 LTE 투자가 끝났다는 말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조선일보에서, LTE 투자가 끝났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통신3사는 LTE가 본격 상용화한 2011년에서 2012년 연간 7조에서 8조 원을 통신 설비 구축에 투자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2011년에서 2012년에 설비 구축에 투자했다는 사실과 유지보수에 운영에 매년 수조 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LTE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근거가 되는 것 같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굳이 LTE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신업체들은 또 5G. 그러니까 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에 뛰어든 상태다라면서 인위적으로 요금을 인하한다면 통신 업체의 투자 여력이 사라져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라고 주장을 하면서 문 후보가 요금인하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근거가 없다, 이렇게 주장을 합니다.
◇ 정관용> 이건 이동통신업체 측의 주장을 그냥 받아쓴 것 같네요.
◆ 김언경> 거의 그렇게 보이죠. 그래서 결국은 LTE 설비 투자가 끝났다는 문 후보의 말이 거짓이라는 그런 결론을 내리면서 거짓이라고 썼거든요. 저는 이게 조선일보의 태도가 아까 말씀드린 홍 후보의 사례와는 너무나 다른 좀 잣대가 너무 다르다. 너무 관대했다, 그쪽은.
◇ 정관용> 홍 후보한테는 관대하게, 문 후보한테는 엄격하게. 엄격하게를 넘어서 업체 편 들어주는?
◆ 김언경> 그렇죠. 그래서 언론이 팩트체크를 하면서 불편부당하게, 그러니까 성역 없이 모든 것에 정확하게 들이대서 입증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죠.
◇ 정관용> 우리가 지금 우리나라 언론이 사실과 의견을 제대로 구분 못하고 쓴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팩트체크라는 제목을 달면 그나마 거기는 좀 사실을 썼겠다고들 믿는데 거기도 의견이 들어가더라?
◆ 김언경> 그런 판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더라는 거죠.
◇ 정관용> 이런 팩트체크 기사들이 실제 사람들한테 영향을 미치죠?
◆ 김언경>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조선일보의 팩트체크가 조선일보의 이름값, 브랜드값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보수진영에서 굉장히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보수 세력에서 문 후보를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글이 많이 돌거든요. 그런데 이럴 때 많이 쓰이는 것이 조선일보의 팩트체크 데이터입니다.
◇ 정관용> 이걸 참고자료로 “문 후보 거짓말쟁이”, 이렇게?
◆ 김언경> 그렇죠. 특히 27일 홍준표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예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조선닷컴 보도 중 이슈가 된 사안에 대해서 팩트체크를 해 보면 ‘문재인 후보는 사실이 16%에 불과하고 사실아님이 58%였다’라면서 문 후보의 진실성을 공격하는 글을 남기고 본인은 사실이 아님이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써 있어요.
또 그런가 하면 대표적인 보수 인터넷 뉴스라고 할 수 있는 뉴데일리에서도 조선일보의 팩트체크 페이지의 통계를 인용해서 그동안 문재인 이슈 발언 중 절반이 가짜뉴스라는 기사도 낸 바 있습니다.
그리고 또 미디어펜은 한술 더 떠서 이 자료를 조선일보가 진행한 4차 TV토론회 팩트체크 결과라면서 그래프를 만들어서 유포했는데요. 조선일보 스스로도 이 미디어펜이 잘못 인용했다고 하면서 본사가 제작했다는 TV토론 발언 팩트체크 그래픽 뉴스는 그러니까 가짜다라고 이렇게 해명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실제로 이 보도들이 많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굉장히 보기 좋게 그래픽 처리해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 장면을 캡처해서 특히 이제 자유한국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이 이 장면을 많이 캡처해서 SNS를 통해서 많이 유통하면서.
◇ 정관용> 퍼나르기를 한다?
◆ 김언경> 퍼나르기를 하면서 문 후보가 거짓말쟁이다라는 식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것의 근거가 조선일보의 팩트체크. 그리고요.
◆ 김언경> 그리고 저는 오늘 방송사 팩트체크는 그럼 괜찮은가도 보고 싶은데요.
◇ 정관용> 그것도 한번 비교해 봅니다.
◆ 김언경> 사실 방송도 체크가 안 되는 팩트체크 보도가 많습니다. 이게 말장난 같은데. 팩트체크라고 분명히 써 있는데 팩트 체크가 안 됩니다.
가장 최근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면요. TV조선이 <노 전="" 대통령="" 640만="" 불="" 진실은?="">이라는 팩트체크 보도를 4월 26일날 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홍준표 후보랑 공방이 계속 있었던 거죠?
◆ 김언경> 이 보도는 문재인 후보의 “이보세요” 발언을 촉발한 홍준표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640만 달러 뇌물수수 주장’을 팩트체크한 것인데요. 그런데 사실 이 사안을 TV조선은 이전에도 두 번이나 팩트체킹을 했습니다.
그 이전에 팩트체킹 보도를 보면 13일 첫 토론회 관련 보도인 TV조선의 15일자 보도에서 당시 검찰수사 기록과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 등 당사자들의 주장만 쭉 나열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가능성을 열어두는 그런 보도를 했었고요.
그리고 23일 선관위 토론을 다룬 TV조선의 보도에서도 마찬가지로 노 전 대통령이 알았는지, 관여했는지는 수사기록을 다시 꺼내봐야만 확인할 수 있다는 애매한 결론만 내리면서 팩트체크를 마무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4월 26일에도 또다시 이런 식의 보도가 이어졌는데요. 이번에는 이래요. “거기 수사기록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박연차에게 직접 전화해 요구했다고 돼 있다”라고 홍준표 후보가 주장했죠. 그리고 문 후보가 “이보세요, 제가 조사 때 입회한 변호사입니다”라고 호통을 치는 장면을 먼저 보여줍니다, 두 장면을.
그러더니 결론만 체크한다라고 말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건 맞다라고 하면서 홍 후보의 발언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여기다가 다만 문 후보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서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이미 반박한 바 있고 사건 자체가 결론이 나지 못한 채 종결됐기 때문에 재판을 다시 하지 않는 이상 최종 확인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렇게 또 결론을 내립니다. 이게 모순이잖아요.
◇ 정관용> 그러게 말이에요. 확인이 불가능한데 왜 홍 후보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말하죠?
◆ 김언경> 그러니까요. 홍 후보 주장은 사실에 부합한다라고 해놓고 사건 자체가 결론이 나지 않아서 최종 확인이 불가능하니 이것도 못한다, 확인 못하겠다라고 주장하는 건데요. TV조선은 앞선 두 건의 보도와 마찬가지로 당시 검찰 수사 기록을 사실로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노무현 뇌물이 사실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저는 검찰의 수사 기록이다라는 것을 계속 사실로 자꾸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왜냐하면 검찰수사기록이라는 것은 또 하나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는 거죠. 재판이 끝까지 가지 않은 거잖아요. 결론이 나지 않은 거잖아요.
◇ 정관용> 검찰 측의 주장이죠, 재판에서 다루어야 할.
◆ 김언경> 그런데 검찰의 수사기록이 있었다는 것만을 가지고 자꾸만 이것이 사실인 양 이렇게 보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요. 심지어 2009년에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검찰은 강압수사와 망신주기 수사 의혹을 받아서 당시의 여당인 한나라당에게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점에서 봤을 때 지금 TV조선이 만들어내는 팩트체크 보도는 팩트가 없는 팩트체크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게다가 같은 사항을 4월 15일자, 4월 24일자, 4월 26일자, 세 번이나 팩트체크의 대상으로 올렸다는 것도 이건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죠.
◆ 김언경> 그런데 체크는 안 되고 계속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가능성만 계속 언급하는 보도가 돼 버린 거죠.
◇ 정관용> 신문에서는 조선일보, 방송에서는 TV조선 똑같네요. 팩트 없는 팩트체크. 오늘 여기까지 하시죠. 수고하셨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미디어포커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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