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정치학자 박상훈, 시민을 위한 정치이야기



책/학술

    정치학자 박상훈, 시민을 위한 정치이야기

    '정치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정치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는 정치학자이자 정치발전소 학교장 박상훈 씨가 다양한 시민을 만난 현장에서 강연을 통해 말했던 내용을 집약하고 있다. 이 '시민을 위한 정치 이야기'는 정치철학자들의 통찰과 현실 정치가들의 사례를 날줄과 씨줄로 엮어 '정치'가 우리 삶에 어떻게 스미고, 우리 사회를 어떻게 짜내는지를 술술 풀어내고 있다. 정치철학자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막스 베버, 토머스 제퍼슨, 토머스 홉스, 존 스튜어트 밀, 몽테스키외, 존 로크, 루소, 위르겐 하버마스가 등장한다. 현실 정치가로는 링컨, 린든 존슨, 제임스 매디슨, 앙겔라 메르켈, 오바마 등의 사례를 든다.

    이 책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인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시민들에게 우리의 사회적 삶을 진화시키기 위해 정치가 왜 중요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역설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정치가는, 문제에 대해 야유와 비난의 언어를 앞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그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지?”라고 묻는 ‘가능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저자 박상훈은 더욱 진화한 '민주주의' 사회를 꿈꾸며 이렇게 역설한다.

    "민주주의의 이상은 정치 없는 세상이 아니라 정치가와 정당이 공공재의 역할을 하는 사회에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했으면 한다. 누구나 정치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정치가를 만들고 지지하면서 민주 시민으로서의 보람 있는 삶을 함께 살 수는 있다. 늘 강조하는 일이지만, ‘시민과 정치가가 협력하는 체제,’ 이게 우리가 가꿔 나갈 민주주의고, 거기서 선한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민주주의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책의 결론에서 ‘좋은 정치가’의 정치적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누가 더 진보적이고 누가 더 민중적이고 누가 더 고생했고 누가 더 착하고 누가 더 진정한지에 대한 것으로 시간과 열정을 다 소진하지 않고, 누가 더 정치적이고 권력을 선용할 만큼 담대하고 결국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가에 대한 생각도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본다. 한마디로 말해 그것은 현실적 이상주의 혹은 이상적 현실주의라고 부를 만한 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치적 문제를 가지고 실험하는 일은 너무 위험하다. 그렇기에 비록 화끈함은 부족할지 모르나,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급진적 주장을 말하며 자신의 선한 의도를 최대로 드러내는 일로 끝내는 것은, 정치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일이다. 그건 현실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노력을 경시하는 게으른 자의 정치일 때가 많다. 현실을 진짜로 바꾸려는 사람은 현실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고 변화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비록 화려한 주장이나 공격적인 말을 앞세우지 않을지 모르나, 그런 정치가가 진짜 변화를 이끌어 가면서 많은 사람들의 신뢰와 믿음을 지켜 갈 수 있다."

    책 속으로

    “정치란 완벽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며 이상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간 사회가 완전하고 이상적일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지 못하기에 정치가 필요하고 또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정치란 자신의 영혼이 위태로워지는 일을 감수하고서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업을 기꺼이 담대하게 추구하는 일이자, 그러면서도 인간으로서의 한계와 불완전함을 절감해야 하는 슬픈 측면을 갖고 있다.” (26쪽)

    “돌아보면 우리 모두 오류와 잘못을 숙명처럼 이고 산다. 그렇기에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이 ‘좋은 삶’, ‘좋은 정치’일 수는 있어도 ‘옳은 삶’, ‘옳은 정치’일 수는 없을 것이다. 좋은 것은 다원주의적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옳은 것은 하나의 절대적 선택 내지 결단을 불러올 때가 많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옳음을 앞세우는 사람은 주변을 온통 분열로 물들게 할 때가 많다. 자신의 옳음만 생각할 뿐, 다양한 차이와 이견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61쪽)

    “아마도 법 없이 살 수 있는 선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도 법이 제 기능을 할 때에만 나올 수 있는지 모른다. 통치나 법, 권력, 질서가 선용되는 사회가 되어야 개개인들이 선한 삶을 살 수 있는 여지도 커진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정치가 서 있는 기초 원리가 아닐 수 없다.” (88쪽)

    “정치가들과 정당들이 오늘은 보수, 내일은 진보로 변신할 수 있다면 무슨 민주주의가 가능하겠는가. 그렇게 되면 ‘시민이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 시민을 선택하는 것’이 된다. 결국 우리가 중시해야 할 것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성이 있고 없고를 따지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적 말과 실천 사이의 관계 혹은 앞선 정책적 실천과 이후 정책적 실천 사이의 관계가 신뢰성과 책임성, 일관성의 요건을 만족시키는가에 대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98쪽)

    “우리가 기대하는 정치가는 누구인가? 인간의 삶은 불확실하고 알 수 없는 결과 앞에서 늘 흔들린다. 확실한 해결책 내지 강한 주장을 앞세우며 삶을 기만하는 사람이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믿을 수 있는 변화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시민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인생이란 모든 것이 막혀 있다고 여겨지는 순간에도 늘 새로운 가능성을 예비해 놓고 있다!’고 믿는 점진적이고 실천적인 가능주의자(possibilist)만이 민주주의에서 시민을 이끌 수 있다.” (145쪽)

    박상훈 지음 | 이음 | 152쪽 | 10,000원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