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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번째 벼랑 끝 승부, 삼성 다시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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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4번째 벼랑 끝 승부, 삼성 다시 부활할까?

    (자료사진 제공=KBL)

     

    서울 삼성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2016-2017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여정을 보내고 있다.

    '이기면 다음 경기 혹은 다음 라운드로, 그러나 패하면 집으로' 가는 벼랑 끝 승부를 자주 치렀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엘리미네이션 게임'(elimination game)이라 한다. 삼성은 벌써 올해만 3번의 벼랑 끝 승부를 치렀고 4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삼성은 2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72-81로 졌다. 점수차는 9점에 불과하나 내용상 완패였다. KGC인삼공사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고 한때 21점차로 앞서기도 했다.

    2승3패로 뒤진 삼성은 오는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6차전을 치른다. 이기면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마지막 7차전으로 끌고 간다. 그러나 패하는 순간 시즌이 끝난다. 안방에서 상대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장면을 지켜봐야 한다.

    삼성은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만 벌써 3번이나 탈락 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챔피언결정전 6차전이 4번째 벼랑 끝 승부다.

    ◇삼성은 벼랑 끝에서 어떻게 탈출했나

    첫 번째 위기는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이었다. 삼성은 홈 1차전을 잡고 홈 2차전과 원정 3차전을 내리 내줬다.

    그러나 삼성은 원정 4차전에서 40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한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원맨쇼에 힘입어 80-77로 승리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경기 내용을 "삼성다웠다"고 평가했다. 라틀리프는 골밑을 압도했고 삼성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47-28로 압도했다.

    이날 경기를 계기로 이상민 감독은 인사이드 장악력을 발판삼아 외곽에서 슛 기회를 자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의 올시즌 두번째 벼랑 끝 승부였던 6강 최종전에서 제대로 통했다.

    삼성은 홈 5차전에서 전자랜드를 90-73으로 완파했다. 라틀리프가 24점 17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슈터들은 총 13개의 3점슛을 합작했다. 삼성이 기록한 총 33개의 성공 야투수 가운데 어시스트가 동반된 야투수는 무려 23개였다.

    삼성은 고양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다.

    먼저 원정 2승을 챙기고 홈 2연패를 당한 삼성은 원정 5차전에서 91-84로 승리했다. 라틀리프가 야투 15개를 던져 13개를 넣는 등 32점 14리바운드 원맨쇼를 펼쳤다. 특히 상대가 도움수비로 맞선 4쿼터에 무리하지 않고 패스를 잘 돌려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어시스트도 4개를 기록했다.

    벼랑 끝 승부가 펼쳐질 때마다 라틀리프가 힘을 냈다. 라틀리프는 3번의 '엘리미네이션 게임'에서 평균 32.0점, 15.7리바운드, 야투성공률 65.6%를 기록했다.

    덩달아 집중력도 살아났다. 삼성은 3경기에서 평균 40.0%의 3점슛 성공률을 올렸다.

    또 평균 21.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반면, 평균 실책수는 12.0개였다. 벼랑 끝 승부가 아니었던 나머지 포스트시즌 12경기에서의 평균 어시스트는 17.6개, 실책은 14.0개였다. 삼성 선수들은 탈락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더 집중했다. 데이터가 입증한다.

    ◇4번째 벼랑 끝 승부의 불안요소

    그러나 삼성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불안요소가 있다. 바로 체력이다.

    이상민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5차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많이 지친 탓인지 무리한 플레이가 많이 나왔고 리바운드를 제대로 못 하면서 속공도 안 나왔다. 라틀리프 본인은 체력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지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삼성의 올시즌 15번째 플레이오프 경기였다. 삼성은 지난 3월31일부터 지금까지 이틀에 한번 꼴로 계속 경기를 해왔다. 정규리그와는 중압감 자체가 다른 환경 속에서 벌써 15경기를 치렀다. 지쳐도 이상할 게 없다.

    삼성은 벼랑 끝 승부 때마다 평소 이상의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집중력과 체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체력이 뒷받침돼야 집중력도 살아난다.

    삼성으로서는 라틀리프의 체력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라틀리프가 살아나야 외곽도 살아난다. 그게 삼성의 농구다.

    라틀리프는 3차전까지 야투성공률 69.0%를 기록했다. 매경기 60% 이상의 야투율을 올렸다. 4차전에서는 마지막 4쿼터에서 야투 7개 시도 중 5개를 성공한 덕분에 최종 54.2%를 기록, 야투성공률 50%대를 넘겼다.

    그러나 5차전에서는 올해 포스트시즌 개인 최저 기록인 38.1%에 그쳤다. 최종 기록은 18점 10리바운드.

    라틀리프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삼성 농구도 살아난다. 그것이 바로 이상민 감독이 생각하는 '삼성다운 농구'다. 지금은 라틀리프의 어깨가 너무 무겁다. 동료들도 지쳐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상민 감독은 그런 점을 고려해 "(6차전에서) 수비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의 가장 큰 적은 아마도 중압감일 것이다. 지난 3번의 벼랑 끝 승부와는 차원이 다르다. 6차전에서 지면 시즌이 끝날 뿐 아니라 가깝게 근접했던 11년만의 우승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게 된다.

    지난 7시즌동안 챔피언결정전 2승3패의 열세를 안고 6차전에 나선 팀들의 기록은 5전 전패. 가장 최근에 챔피언결정전 7차전 승부가 열렸던 시즌은 2008-2009시즌이다. 당시 2승3패의 열세에서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갔던 팀은 바로 이상민 감독이 현역으로 뛰었던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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