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휴대전화에서 특정인의 남편이라는 이유로 타부처 발령이 확인된 문건이 법정을 통해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에 대한 30차 공판에서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문건 사진을 제시했다.
특검은 "개인적으로 특검수사 과정 중 가장 충격을 받았던 자료"라며 "안 전 수석이 해당 문건을 한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특정 정치인과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이 문건에는 '비선 진료'에 연루된 김영재 원장의 아내 박채윤씨가 운영하는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의 중동 진출과 관련해 협조하지 않은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조치 내역이 담겼다.
특히, 기재부의 한 과장에 대해서는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의 남편으로 타 부서 발령 조치 필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해 청와대 지시를 무시하고 박씨 업체의 중동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뒤 보복성 세무조사를 주장한 바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동생이자 전 카자흐스탄 문화원장이 인사 보복을 당했다며 안 전 수석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도 고소했다.
특검은 또 "김모 보건산업진흥원 중동센터장은 관련자에게 와이제이콥스메디컬에 대한 좋은 평판을 확인해주지 않았다며 불이익을 받았다"며 "김 센터장과 연락한 보건복지부의 정모 과장까지 인사에서 배제시켰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보좌관은 당시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수기로 작성한 문건을 줘서 자신이 워드로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안 전 수석은 이에 대해 "제가 왜 이 문건을 사진으로 찍었는지 모르겠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현주 대표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면서 이 대표의 남편이 기재부에 있다고 했다"던 안 전 수석은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