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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구탱이 형 김주혁, 고수에게 예능 추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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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 2일' 구탱이 형 김주혁, 고수에게 예능 추천한 이유

    [노컷 인터뷰] '석조저택 살인사건' 남도진 역 배우 김주혁 ②

    배우 김주혁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는 멋과 흥을 아는 경성의 한량 남도진이 등장한다. 조선인임에도 영어, 일본어, 독일어까지 구사하고 거대한 자택에 그랜드피아노를 둘 만큼 각종 예능에도 능하다.

    흠 잡을 데 없는 남도진에게도 숨겨야만 하는 결함은 있었다. 바로 위조지폐를 만들어 쓴다는 것. 그가 쌓아올린 재산의 상당 부분도 위조지폐로 이뤄낸 것이었다. 어떤 큰일에도 눈 까딱 안 할 것 같은 냉정함을 지닌 남도진 역을, 배우 김주혁은 제 옷처럼 잘 소화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주혁을 만났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 '선을 넘어가는' 경우가 좀처럼 없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의 본인 연기를 두고 반은 맘에 들고 반은 맘에 안 든다고 자평했다.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인터뷰 ① "김주혁의 악역은 섹시하다"는 평에 돌아온 답 "천만다행")

    ▶ 본인 연기를 자평하자면.

    - 반반이다. 맘에 드는 것도 맘에 안 드는 부분도 있다.

    ▶ 맘에 들었던 부분, 안 들었던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등장씬을 초반이라 치면 그땐 괜찮았고, (후반부) 법정씬이 마음에 안 들었다. 과했다. 스스로 평가하기에는. 마지막이라는 생각, 스릴러 장르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컨트롤을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법정에서의 장면을 보면 소리지르는 부분에서 굉장히 억울해 보이던데.

    - 억울한 부분은 분명 있다. 소리를 지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만 했어야 한다. 두 번을 했다는 게 제일 거슬린다. 액션씬을 하면서도 소리를 지르는 게 있었는데 (한 번 더해서) 너무 거슬린다.

    ▶ 소리지르는 연기가 아쉬웠던 이유가, 인물의 감정이 갑자기 훅 전해졌기 때문인가.

    - 이 인물은 소리지르는 걸 떠나서 (분노나 억울함을) 다르게 표현했어야 하는 인물이다. 이렇게 표현해선 안 되는 인물이었다. 라스트(마지막)라는 것에 너무 치우쳐 캐릭터를 무너뜨렸다는 자책이 있었다. 큰 실수다. 이런 말을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웃음) 어쨌든 나로서는 (앞으로는) 이러지 말아야겠다는 걸 배웠다.

    ▶ 자기 자신에게 비판적인 스타일인가 보다.

    - 굉장히 비판적이다. 굉장히 (스스로에게) 상을 안 준다. (기자 : 그럼에도 연기를 계속하게 하는 동력이 있다면?) 조금은 나아지니까. 그 나아질 확률이 있으니까. 그러다 보면 불만스럽더라도 내 기준치가 올라와있겠지 싶다. 물론 불만스러운 건 마찬가지일 거다. 이게 좋으면 이게 싫겠지. (웃음)

    ▶ 법정씬에서 보면 피고인데 위쪽에 있더라. 그게 특이했다.

    - 나만 위에 있어서 약간 외톨이 느낌이었다. (웃음) 고증이 정확하게 됐는지 안 됐는지 모르겠는데 위에서 지켜보는 느낌이어서 묘했다. 늬들을 지껄여라, 나는 너희들 위에 있다 이런 느낌.

    ▶ 언론 시사회 때 남도진 변호인 윤영환 역의 문성근 배우가 남도진이 5년쯤 살다 금방 출소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본인 생각은 어떤지.

    - 반대라고 생각한다. 위조지폐이지 않나. 나갈 돈이 없다. (웃음) 그 정도 사람의 성향을 어떻게 이해하겠나. 하지만 보통사람과 크게 다를 것 같지도 않다. 약간 극대화된 거지, 어찌 보면 이해할 만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 거기서 조금 더 갔을 뿐. (기자 : 혹시 자살할 가능성은 없었을까. 자존심이 센 스타일인데 꼼짝없이 당했다고 생각하면) 오, 그럴 수도 있겠다.

    ▶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 호흡이 안 맞는 건 (배우가) 정말 괴팍하고 이상하지 않는 한 잘 없다. 오히려 연기를 못하면 그게 더 짜증난다. 주는데도 받지 못하고, 뭘 주는지도 모르고 가만히 있으면 답답한데 (이번 작품에선) 그렇지 않았다.

    김주혁은 피아노 치는 장면을 위해 두 달이나 연습에 매달렸지만 정작 영화에서는 편집돼 아쉽다고 밝혔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제공)

     

    ▶ 피아노 치는 장면 때문에 연습을 오래 했는데 장면이 많이 편집돼 아쉽다고 밝혔다.

    라흐마니노프의 연주곡이었다. 노래가 엄청 좋다. 두 달 동안 연습했다. 석조저택 안에서 이걸 내가 연주했다고 생각해 봐라. 이런 게 갑자기 편집된 거지. (웃음) 중간부터 뒤까지 한 호흡으로 가는데 (피아노 장면이 나오면) 주춤하는 느낌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또, 집안에서 최승만과 남도진이 같이 생활하는 게 다 빠졌다. 아쉽긴 하지만 나쁜 것 같진 않다. 한 호흡으로 쭉 가는 게.

    ▶ 영화에서 남도진 곁에는 여자 둘이 있다. 극중 대사처럼 두 여자를 모두 사랑하지 않은 건가.

    - 어떤 사랑인진 모르겠는데 사랑은 한 것 같다. 걸림돌이기 때문에 당시에는 잊었을 수 있어도 연애도 아주 뜨겁게 했을 것 같다.

    ▶ 악역이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감성이 너무 발달해있어서 오히려 그런 게 아닐까. 여러 가지 경험을 해 보고 싶은 감정 때문이 아닐까.

    ▶ 같이 연기한 고수 씨에게 예능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던데.

    - 연기에 도움이 돼서 하라는 거였다. 생각해 보니 모든 사람한테 권할 만한 건 아니다. 그걸 통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너무 외향적인 사람은 크게 얻을 게 없을 것 같다. 내향적인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까.

    ▶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됐는지.

    - 나를 내가 본다는 점이 중요했다. 정확하게 표현을 못 하겠는데, (예능에서의) 나를 보면서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한 확신이 섰다. (방송에 나오는) 자기를 보면 내가 저런 사람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된다. 한 번 봐서 될 일은 아니고 (쌓이면) 연기할 때 '아!' 하고 떠오를 수 있겠지. 그래서 참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1박 2일' 처음 할 때는 진짜 왜 하나 했는데 지금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인지도(가 오른 것) 때문에 잘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게 그건 절대 아니다.

    ▶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볼 관객들에게 추천사 부탁한다.

    - 참 힘든 질문이다. 추리소설이나 이런 장르를 보고 싶으신 분은 그 장르적인 표현을 나름 잘 했으니까 보시고, 저희 네 배우(김주혁, 고수, 문성근, 박성웅)를 사랑하는 분, 그들의 연기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은 와서 보셨으면 좋겠다. 더 이상은 못하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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