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김수남 검찰총장이 연예인에 대한 잇따른 성폭행 무고사건을 언급하며 무고 범죄자에 대한 엄단 방침을 밝혔다.
김 총장은 2일 대검찰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유명가수와 배우에 대한 강간 고소 사건이 모두 허위 고소로 드러나 고소인이 구속되거나 실형을 선고받거나 재판 중에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특히 고소가 많다"며 "허위고소와 무분별한 고소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
"'고소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만하다"고도 했다.
대검에 따르면, 지난해 고소·고발된 인원은 74만 명이다. 20% 정도인 기소율로 추정해보면 해마다 14~15만 명이 재판에 넘겨진다.
김 총장은 일본과 비교해 인구 10만 명당 고소나 고발당하는 인원이 150배라고 설명했다.
"고소가 많다보니 자연히 허위 고소도 많고, 이런 무고는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 사법불신을 초래할 뿐 아니라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악질범죄"라는 게 김 총장 생각이다.
그런데 지난해 무고로 기소된 2104명 가운데 5%에 지나지 않은 109명만 구속됐다는
통계에 비춰 김 총장은 "검찰의 무고 대응이 매우 관대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무고죄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인데, 실제 선고되는 가장 무거운 징역형이 2년 대부분이 징역 6~8개월이라면 "검사들의 구형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김 총장은 조선시대 무고죄에 대한 '반좌(反坐)제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살인죄를 무고하면 살인죄 형벌로 처벌하는 식이다.
김 총장은 "무엇으로 무고했는지 상관없이 대부분 1년 정도를 구형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반좌제 취지를 살려 처벌과 구형, 구속기준을 정비하라"고 주문했다.
실제 성범죄 피해자가 무고를 우려해 고소를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사법제도를 이중으로 악용하는 악의적 무고 사범에 대한 엄벌 방침"이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를 고민할 것"이라고 대검 관계자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