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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로소득 '격차' 벌리는데…'보유세' 제자리 걷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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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불로소득 '격차' 벌리는데…'보유세' 제자리 걷나

    중장년층 의식해 文·安 모두 인상 외면…沈·劉는 "실효세율 올릴 것"

     

    부동산 빈부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보유세 인상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산층 이상 중장년층 표심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15년말 기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부(국민순자산) 가운데 절반 이상인 54.2%는 토지자산이다. 1경 2359조원 가운데 6575조원에 이른다.

    주거용 건물 1243조원, 비주거용 건물 1318조원까지 합치면 부동산 자산이 전체 국부의 75.3%인 9136조원에 육박한다.

    전체 개인 부동산 자산 가운데 26%는 1%의 개인이, 65%는 상위 10%가 소유하고 있다. 또 법인 토지의 75% 역시 상위 1%가 소유하고 있다. 매년 발생하는 부동산 불로소득만도 317조원을 넘어선다. 연간 GDP의 24.3%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다.

    이처럼 부동산은 갈수록 커져가는 빈부 양극화와 불평등의 최대 원인이지만, 대선을 코앞에 두고도 보유세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부동산을 기반으로 부를 늘려가는 중산층 이상 표심을 고려한 선거전략 때문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모두 '부동산 안정'에 방점을 찍으면서 보유세 관련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 유일하게 보유세 인상에 반대하고 나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도 각이 서지 않는 지점이다.

    반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보유세를 지금의 두 배로 올리겠다"며 선명성을 내보였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중부담 중복지를 위해 실효세율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은 "적폐세력이 주로 먹고사는 게 불로소득이고 대표적인 게 부동산 불로소득"이라며 "이를 환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보유세인데도 강화하지 않겠다는 건 적폐청산 의지가 그만큼 약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소장은 "참여정부가 만들어놓은 종부세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후퇴시켰다"며 "이를 회복하는 것도 아니고 현행을 유지하겠다는 건 후퇴를 그냥 용인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 역시 "국내 지하경제의 비중이 GDP의 26%, 40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며 "대부분은 부동산 임대소득이나 자산소득인데도 국세청에 신고조차 안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현재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선진국에 비하면 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GDP 대비 보유세도 겨우 0.78%로, OECD 평균인 1.10%는 물론 캐나다의 3.2%나 영국의 3.13%, 미국의 2.62%나 프랑스의 2.6%에도 크게 못 미친다.

    보유세를 1% 수준까지 올리더라도 세수 증가는 3조원 남짓에 불과하다. 심 후보의 공약대로 실효세율을 두 배 올리면 세수 증가분은 대략 12조원 규모가 된다.

    앞서 더민주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모든 토지 소유자에게 '국토보유세'를 부과, 15조원 넘는 세수를 모든 국민에게 1/n씩 분배하는 내용의 기본소득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대선이 끝난 뒤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어떤 식으로든 부동산 개혁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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