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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는 금융인'으로 수차례 언론에 보도되며 다양한 상까지 받은 30대 남성이 270억 원대의 유사수신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언론보도로 입소문을 쌓은 뒤 사기행각과 호화생활을 이어간 이들의 행보는 지난해 구속된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0) 씨와 꼭 닮은꼴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투자자를 모집한 뒤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돈을 뜯어낸 혐의(유사수신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박모(32) 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2015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강남구 역삼동에 'J모 인베스트먼트', 'K모 자산운용' 등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며 1032회에 걸쳐 269억 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 이들의 사기혐의도 들여다보고 있어 피해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표인 박 씨는 앞서 지난 3월 14일, 이미 서울 강남경찰서에 2억 8천만 원 대 사기혐의로도 붙잡혀 검찰에 넘겨졌다. 박 씨와 함께 구속된 최모(31‧여) 씨는 총괄이사로 근무하며 범행에 동참할 보험설계사를 모집했고 안모(28) 씨는 재무담당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요식업 투자, 베이비페어 부스 입점권 재판매 사업 등에 투자하면 최대 월 10%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이번 범행에는 전직 축구선수 K 씨도 연루돼 불구속 입건됐는데 K 씨의 소개로 해당사업에 투자해 낭패를 본 현역 국가대표 축구선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보험업계에서 일했던 박 씨는 주변 보험설계사들을 꼬드겨 범행에 가담케 했다. 박 씨의 전 직장동료였던 A 씨는 "박 씨가 유사수신 범행에 동참하라고 권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씨 일당은 범행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갔고 언론에도 '성공한 금융인'으로 오르내리며 구속된 이희진 씨와 같이 거짓명성을 쌓아갔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 씨는 강남 한복판에 60평대 아파트를 소유한 것은 물론 고급외제차를 3대나 몰았다. 유흥주점 VIP룸을 잡고선 한 번에 수천만 원의 유흥비를 쓰는 등 지인들에게 씀씀이를 자랑하기도 했다.
A 씨는 "이들은 하루에 술값 1000~2000만 원 하는 곳에서도 돈을 쓰고 다녔다"며 "온갖 명품에 골프여행은 물론 한 달에 수차례 해외여행도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실적도 없는데 도대체 어디서 돈을 이렇게 버나 생각했는데 결국 범행이었다"고 혀를 찼다.
박 씨는 언론보도를 이용해 '성공한 젊은 금융인' 행세를 이어갔다. 과거 박 씨는 "저보다 못한 사람, 어렵고 힘든 사람을 보면 도움을 주고 싶다"며 "어려운 이들에게 보험혜택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부 언론에서 시상하는 '2016 소비자 선호 브랜드 대상', '2016 대한민국 인물대상'을 받으며 자신을 홍보하기도 했다. 피해자들 역시 경찰 조사에서 "박 씨가 워낙 말을 잘 해 쉽게 속아 넘어갔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나머지 공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며 여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