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이영애와 송승헌의 힘은 강했다.
이영애-송승헌 주연 SBS TV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가 중국 금한령(禁韓令, 한류 금지령)이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최종적으로 흑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2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사임당'은 제작비의 75%인 170억 원을 수출로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국내에서는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해외에서는 플랫폼별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으며 한류의 힘을 과시했다.
◇수출로만 1천500만 달러 벌어
중화권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대장금'의 이영애가 12년 만에 연기를 재개한 작품이고, 역시 한류스타인 송승헌이 가세한 까닭에 '사임당'은 제작과정에서부터 해외의 관심을 받았다.
3일 제작사 그룹에이트에 따르면 '사임당'은 수출로만 1천500만 달러(한화 약 170억 원)를 벌었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대만, 홍콩 등 동남아시아 7개국에 수출했다.
그룹에이트는 "정확한 수익은 공개할 수 없으나 의미있는 흑자를 낸 것은 맞다"며 "수출이 효자 노릇을 했다"고 밝혔다.
한-중 동시방송을 목표로 제작됐던 '사임당'은 금한령을 만나 중국 방송이 무산되면서 가장 큰 시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제작사 관계자는 "방송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 측으로부터 이미 판권료를 받았다"며 "중국의 분위기가 흉흉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해외서 시청률 1위…관광 유발 효과도
'사임당'은 국내에서는 1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영애, 송승헌의 힘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룹에이트는 "대만 GTV에서는 첫방송 이후 줄곧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며 "홍콩,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해당 플랫폼 1~2위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드라마의 인기는 해외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졌다. '사임당'의 주 촬영지인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다.
강원도청 김용철 대변인은 "사드 영향에도 불구하고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늘어났다"며 "'사임당'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사임당'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사임당' 방송 전후로 국내외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홍보광고를 내보냈다.
김 대변인은 "평창 올림픽 홍보광고를 통해 '사임당'을 보는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강원도 인지도를 높인 것은 분명하다"며 "중국인 관광객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히잡을 쓴 이슬람 관광객과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사임당'의 촬영지 중 하나인 오죽헌을 찾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광고도 최고 수준"
여기에 간접광고(PPL)와 OST, 주문형비디오(VOD) 판권, SBS 방영권 등을 통해 수익을 올렸다.
그룹에이트는 "간접광고 규모도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확인했다.
역대 간접광고 최고 기록은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의 후예'는 간접광고로 3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도깨비'는 그 이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당'에는 화장품, 음료, 전자제품 등 다양한 제품의 간접광고가 포함됐다.
제작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제작에 참여한 기업의 제품들도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