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줄 늘어선 종로구청 사전투표소 현장.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전례없는 대통령 파면 이후 맞는 제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4일 오전부터 전국 350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대선에는 처음으로 적용된 사전투표인데다 황금연휴까지 겹친 터라 사전투표소에는 본투표에 앞서 미리 투표를 하기위해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 '출근길에, 여행길에'…긴 줄 늘어선 사전투표소
(사진=김명지 수습기자)
4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청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투표를 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로 엘리베이터는 물론 투표소 계단까지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예상보다 일찍 몰린 시민들로 투표소 관계자들도 구청 곳곳에 배치돼 시민들을 안내했다.
출근길에 투표소를 찾은 함정민(34) 씨는 "투표날 일이 생기면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시간을 내서 왔다"며 "사전투표가 있어 편리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령의 나이에도 이른 오전부터 투표소를 찾은 시민도 있었다. 노재성(71) 씨는 "본투표일에 종친회가 있어 오늘 미리 찾았다"며 "국가를 위해 제대로 일하는 인물에게 투표하고 간다"며 뿌듯한 마음을 내비쳤다.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위치한 서울 강남구 삼성1동 주민센터 역시 이른 오전부터 유권자들로 북적였다.
이번이 첫 대선이라는 김예림(23) 씨는 "본투표일에 가족여행이 잡혔다"며 "뜻 깊은 첫 대선인만큼 오늘 사전투표를 통해 한표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아내와 함께 사전투표에 참여한 박진배(50) 씨 역시 "가족과 여행을 가기 전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며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 와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246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율은 5.8%를 돌파했다. 지난 총선 당시 같은 시간 사전투표율 2.72%를 훌쩍 넘어섰다.
◇ 사상초유 대통령 탄핵과 첫 사전투표… "촛불민심 기억해야"
(사진=김명지 수습기자)
이날 투표에 참여한 시민들은 국정농단과 대통령 파면이라는 불행한 사태 후 맞은 대선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투표했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 아들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정대원(39) 씨는 "지난 겨울부터 (나라에) 사건사고가 참 많았다"며 "투표를 통해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앞서 만난 노재성 씨도 "후보의 경력이나 정책을 보고 누가 올바른 리더인지 결정했다"면서 "올바른 사람이 나와 적폐를 청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함정민 씨 역시 "많은 국민들이 촛불집회에서 바라는 것들을 드러냈다"며 "그러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투표 후 '인증샷' 찍은 시민들 "투표 독려에 효과적"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이번 19대 대선 사전투표는 종전과 달리 투표 전후 인증사진 촬영이 허용됐다.
지난 1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투표소에서 'V'자를 하거나 후보자 사진 옆에서 'X'를 하고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인터넷 게시 역시 허용됐다.
이러한 여파로 이날 투표소에서는 인증샷을 남기는 시민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시민들은 투표소를 배경으로 삼아 사진을 찍는가 하면 투표안내원에게 직접 휴대전화를 건네주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투표독려 차원'에서 사진촬영 허용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표 직후 기념사진을 찍은 최성환(49) 씨는 "투표 독려를 하기 위해 인증사진을 찍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내 투표를 권유할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예림 씨 역시 "기념사진을 SNS에 올릴 예정"이라며 "부모님에게도 투표독려 차원에서 사진을 보낼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