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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기 힘든데…" '마스크'만 쓰라는 미세먼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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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쉬기 힘든데…" '마스크'만 쓰라는 미세먼지 대책

    고용노동부, "마스크는 최소한의 조치, 보완해 나갈 것"

    (자료사진)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연휴 막바지 내내 미세먼지 농도가 '경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 농도가 1시간 평균 150㎍/㎥ 이상 2시간 동안 이어질 경우 '주의보', 300㎍/㎥ 이상 2시간 넘게 지속될 때는 '경보'가 각각 내려진다.

    6일 오전 수도권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650㎍/㎥까지 오르는 등 평상시의 5~6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경기도 용인의 한 건설 현장 역시 뿌연 황사와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하지만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착용한 근로자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용노동부는 이처럼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주는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될 경우 옥외 근로자에게 의무적으로 마스크와 같은 보호구 지급 등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개정안은 다음달 8일부터 본격 시행되며, 위반사항 적발시 사업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의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 현실과 동떨어진 미세먼지 대책…현장은 '난감'

    하지만 노동부의 취지와는 달리 현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볼멘 목소리가 높다.

    건설 현장의 한 근로자는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쓰면 촘촘하기 때문에 숨쉬기가 답답해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들다"며 "안경 쓴 사람은 습기가 차서 활동하는데도 불편하다"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개정안이 시행되면 처벌을 피하기 위해 근로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수밖에 없는 사업주와 불편을 감수해야 할 근로자들간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장의 안전담당 관리자는 "지금도 마스크를 지급하고는 있지만 불편하다고 쓰질 않는다"며 "활동량도 많고 땀이 많이 나는데 흡수가 안되기 때문에 마스크는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가 편하면 누가 안쓰겠냐"며 "(마스크 의무 착용은) 현실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화점 주차 요원이나 택배 배달기사 같은 고객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직종들도 마스크 착용은 곤란할 수밖에 없다. 고객에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특히, 관광지 등에서 안내나 통역을 하는 사람들은 고객과 직접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더욱 어렵다.

    서울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한국 정서상 고객들한테 마스크를 쓰고 응대하는 것 자체가 무례해 보일 수도 있다"며 "고객한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수 있는 보호구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계도기간을 거치면서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미세먼지에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옥외 근로자들을 위해 사업자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조치를 규정한 것"이라며 "현장에서의 불합리한 부분이 없도록 교육과 행정지도 등을 통해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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