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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학술

    '박이문 철학 에세이-나의 길 나의 삶'

    '박이문 철학 에세이-나의 길 나의 삶'은 박이문 선생이 철학적 산문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한 '길'(2003)의 전면 개정판이다. 이 글은 원래 '현대문학'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연재하기 시작한 글인데, 4개의 주제별로 나뉜 글들은 각각 길, 삶, 마음, 그리움에 대한 선생의 철학적 사색을 담고 있다. 박이문 선생은 '인간은 누구나 길 위에 서 있고, 또 그 길을 지니며, 그 길 위에서 하나뿐인 자신만의 인생을 산다.'고 강조한다.

    이 철학 에세이는 개인의 삶과 사건, 그에 따른 개인의 깨달음을 담은 기존의 산문집과는 달리 인간의 본성에 대해 철학적으로 고민하고 사색함으로서 진정한 인간의 형상을 모색한다. 저자는 우리의 삶은 무수한 길을 걷는 것 같다고 말하며, 삶의 본질을 찾는 길의 부름을 듣는다. 생에 대한 철학적 교감과 탐구를 통해 우리 생의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을 보여준다.

    그는 오로지 인간에 대한 투명한 사색을 감행한다. 인간이 본성적으로 지닌 철학적 의문에 대해 끊임없이 반추해냄으로써 '인간' 자체에 가장 밀접하게 접근하는 사색이 그것이다. 그의 작업은 곧 생로병사와 순간순간의 감상으로 채워지는 우리의 삶을 역사적·사회적 그물에서 떼어내어 삶 본연의 위치로 되돌리고 있다.

    박이문 선생은 우리의 삶이 무수한 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바다 위에 떠 있는 한 척의 배를 통해 삶의 본질을 바라본다. 배에서 생리적 생명 보존을 위해 끊임없이 그물을 내리며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 대한 성찰은 인간 삶의 본질을 명징하게 규명해 준다. 그럼에도 그가 지닌 사색은 사소함과 거대함의 무화, 나와 너의 무차별성,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총체적인 시각에 있다.

    이 같은 무화, 무차별성을 통해 우리 삶의 고독을 생의 발견으로 승화시키고, 고통을 통찰로 뒤바꾼다. 우주와 미물이 소통하고 교감하는 세계는 모든 철학이 집약된 결정체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박이문이 완성한 한 권의 철학서로도 읽힌다. 박이문의 산문을 통해 우리는 생의 이면에 감추어진 진리를 비로소 바라볼 수 있다.

    책 속으로

    인간은 누구나 길 위에 서 있고, 누구나 길을 지니고 산다. 오래 전 나는 인간과 만물이 만든 길이 이 세계와 우주 속에 열려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지금, 세계와 우주가 만든 길들이 인간과 만물 속에 열려 있음을 안다. 이 길 위에서 나는,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단 하나뿐인 인생을 살아간다. ― 머리말 중에서

    나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의지할 아무것도 없이 빈약하나마 타고 있는 배만을 의지하며 외롭게 떠 있어야만 한다. 비록 배 안에서 무한한 막막함과 답답함, 무한한 불편을 느끼더라도 나는 배에서 내려 바닷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싫든 좋든, 그 이유가 어쨌든 나는 배를 떠나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만약 무슨 문제가 생기더라도 배를 탄 채 해결해야 한다. 내가 탄 배를 밝히고 있는 선창 안의 등불이 아무리 빈약하더라도, 나의 선로를 밝힐 수 있는 빛은 오직 그 등불뿐이 아니랴. ― 「바다」 중에서

    집 없는 설움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만일 우리에게 우리의 영혼이 영원히 쉴 수 있는 집이 없다면, 그보다 더 큰 절망은 없을 것이다. 그런 집은 새둥우리 같은 묘일까. 아니면 우리의 영원한 영혼이 쉴 수 있는 집은 역시 새둥우리 같은 지구, 역시 새둥우리 같은 둥근, 그리고 푸른 하늘일지도 모른다. ― 「집」 중에서

    박이문 지음 | 미다스북스 | 336쪽 | 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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