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지난해 취업계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꾸준한 경제 성장세가 정작 고용 창출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노동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계수는 일년전보다 0.3명 줄어든 17.4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취업계수는 GDP(국내총생산) 10억원 생산에 필요한 취업자 수를 수치화한 것으로, 직접적인 고용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우리 나라의 취업계수는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08년 20명 아래로 떨어진 뒤 2010년엔 18.8명, 2012년 18.4명, 2014년 17.9명, 2015년 17.7명 등 매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경우엔 제조업 부진이 두드러졌다. 제조업 취업계수는 일년전보다 0.2명 줄어든 10.6명에 불과했다. 금융보험업 역시 2014년까지는 10명을 넘었지만 2015년 8.9명에 이어 지난해에도 8.7명으로 하향세를 이어갔다.
제조업의 고용 창출 능력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은 조선 해운 등 산업 구조조정 여파에 공장 자동화와 해외 이전 등의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의 산업용 로봇 대수는 2015년 기준으로 고용인원 1만명당 531대에 달했다. 싱가포르의 398대, 일본의 305대, 독일의 301대, 미국의 176대를 크게 넘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의 해외투자도 지난해 352억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다보니 한국 기업의 해외 현지 일자리도 지난 2005년 53만개에서 10년만에 3배가 넘는 163만개로 급증했다.
반면에 국내 농림어업의 취업계수는 45.7명으로 가장 높았다. 도소매·음식숙박업도 38.4명에 달했고 보건·사회복지는 29.5명, 건설업은 28.6명, 교육서비스업 28.1명, 운수·보관업 27.7명, 사업서비스 24.8명 순이었다.
이같은 흐름은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 만으로는 고용 창출을 통한 내수 진작과 경기 활성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걸 방증한다.
취업자 증가율을 실질 GDP 증가율로 나눈 '고용 탄력성'도 지난해 0.421을 기록, 일년전의 0.504보다도 크게 낮아졌다. 이 지표가 낮다는 것은 경제가 성장해도 취업자가 증가하는 폭이 크지 않다는 걸 가리킨다.
제조업 성장률은 일년전에 비해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엔 각각 1.4%와 2.7%, 올해 1분기엔 4.4%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취업자 수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엔 각각 7만 1천명과 11만명, 올해 1분기에도 11만 2천명이 줄며 갈수록 크게 줄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최근 한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은 아무래도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주도하게 된다"며 "진입장벽과 영업제한 등 규제를 푸는 게 과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