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8일 고려대 앞을 찾아 학생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대선 하루 전인 8일 서울 고려대 앞을 찾아 학생들에게 소신투표를 당부했다. 유 후보는 "정치적으로 세력도 없고, 숫자도 약하지만 신념 하나는 누구보다도 못지 않다"며 "제가 신념을 지킬 수 있도록 고대 학생 여러분께서 많은 지지를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저는 최순실 같은 사람이 필요없다"며 "여러분 고민과 통증을 제 가슴으로 느끼고, 제 머리로 판단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호응을 유도했다.
또 "저보다 안보, 경제, 공동체의 위기를 더 잘 극복할 수 있는 후보가 있으면 저는 양보한다"며 "그러나 제가 감히 자부하건대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는 저 유승민이 가장 잘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유 후보는 "유승민의 능력과 자격을 믿어주시고 투표해 달라. 정치인생 17년 동안 소신과 양심을 지키면서 정치해왔다"며 "우리 고대 학생 여러분도 내일 소신 투표를 꼭 해주시길 바란다. 여러분의 한 표, 한 표가 우리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는 주최측 추산 1500여 명이 모였다. 이들 한 가운데에 선 유 후보는 하늘색 셔츠 차림에 소매를 걷어붙인 채 갈라진 목소리에 연신 힘을 실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는 응원이 터져나오기도 했고, 일부는 유 후보에게 꽃다발과 과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발언을 마친 뒤 즉석에서 나오는 질문에 답하는 '시민 회견'도 진행했다.
한 학생은 유 후보에게 '박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 그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 후보는 "저도 솔직히 되게 쫄았다"며 웃음을 유도한 뒤 "대통령 생각 하나, 발언 하나, 정책 하나가 여러분, 국민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느냐"며 "그래서 박 전 대통령에게 '레이저'를 많이 맞아가면서 대부분 정책에 관련해서 얘기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정말 옳은 소리하는 사람들이 끝까지 좌절을 겪고, 아파하는 걸 너무 많이 봐왔기에 그런 걸 좀 바로잡고, 그런 걸 없애는 게 제가 정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그런 자신을 갖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제가 모 후보 고대 학과 후배"라며 질문을 시작하는 한 학생을 향해 "기호 2번 후보(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선배인가"라며 "법조인이 되시더라도 훌륭한 법조인이 되셔야지, 그 분처럼 되지는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이날 고대에 이어 노량진, 광화문, 명동을 돌며 막판 표심잡기에 집중한다. 그는 오후 10시 홍익대 거리에서 대선 유세의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