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이날 하루 동안 전 거래일(4일)보다 무려 51.52포인트가 올랐다.
이는 2015년 9월 9일(+55.52포인트) 이후 최대폭의 상승이다.
4일 사상 최고치 경신에 이어 상승세가 계속될 거라는 전망은 많았지만 이렇게 급등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모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급등할 줄은 몰랐다”며 “프랑스 대선결과 마크롱 후보가 당선되면서 프랑스의 정치적 위험이 해소되고, 9일 우리나라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코스피가 오르리라고는 봤지만 이렇게 미친 듯이 치솟을 만한 특별한 이유는 찾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 투자자가 5,440억원을 순매수한 점으로 미뤄 외국인이 왜 이렇게 대량으로 ‘사자’에 나섰는지가 관건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유럽의 경제회복흐름이 견조해지는 현상과 더불어 프랑스 대선결과 정치적인 안정흐름도 나타나면서 유럽계 자금의 강한 유입세를 가져오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이런 것이 외국인의 국내로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심은 이런 코스피의 급등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코스피 급등에 특별한 재료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급등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상승추세는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주가상승은 미국의 경기회복 사이클, 금리인상 사이클에 속해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주가상승이라고 보기보다는 주식의 조정과 상승이 반복되서 올해 하반기에는 고점을 2,350선까지 보고 있다. 주식시장은 내년까지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잇따라 코스피 목표치 전망을 상향조정하고 있고 IBK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2,400선까지 높였다.
당장 변수는 9일 치러지는 대선이지만 코스피의 대세 상승 흐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지 주가 움직임에 상관없다고 본다. 지금은 시장이 굉장히 달아오르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는 어떤 재료도 시장이 항상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마련이다. 비록 시장에 친화적이지 않은 사람이 당선돼도 이것은 마찬가지다. 주가가 너무 올라서 스스로의 힘을 견디지 못할 때가 돼야 제어가 될 것이다. 시장 바깥에서 재료가 온다고 해서 이런 상승 흐름이 잡히거나 꺾이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코스피는 글로벌 경제여건이 좋은 가운데 국내 기업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대세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세 상승에도 질적인 면에서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반도체와 전기전자 등 일부 업종과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이 주도하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고 이들 업종과 종목을 제외하면 상승폭은 크게 둔화된다는 점이다.
다른 업종이나 종목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이들 업종과 종목만의 힘으로 코스피의 상승을 계속 이끌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외국인이 홀로 상승장을 이끌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외국인의 경우 글로벌 시장의 변동에 따라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실장은 “주가가 상승한 것은 좋은데 질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삼성전자에 의해서 주도되는 등 특정한 한두 종목에 의해서 지수의 방향성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또 지수의 상승이 외국인의 자금흐름에 의해서 좌우되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의 주식비중이 30% 정도 되고 나머지 70%를 국내 기관이나 개인투자자가 갖고 있다. 이 70%가 주가흐름을 결정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