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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촛불세대' 주목…"참여하면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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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촛불세대' 주목…"참여하면 바꿀 수 있다"

    대통령 끌어내린 경험…'87년 세대' 개혁 이어갈까

    지난 3월 광화문 광장에서 불 밝힌 촛불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취업난과 생계난 등으로 그동안 현실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 청년층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이어진 장미대선을 계기로 정치 주도 세력으로 전면에 나섰다.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투표장에 나와 주권을 행사하며 "참여하면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 2030세대가 '87년 세대'와 마찬가지로 우리사회 대표적인 개혁세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2030 카톡방에 등장한 '정치'

    서울 광진구에 사는 대학생 김다윤(23) 씨가 친구들과 함께 만든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대선에 관한 인터넷 기사 링크가 매일 같이 올라왔다.

    김 씨 친구들은 이 채팅방에 후보들의 구체적인 정책에서부터 후보를 풍자한 패러디 영상까지 공유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애초 정치 얘기만 나오면 지레 겁먹고 자리를 뜨던 김 씨의 경우에도 이제 '민감한' 대화에도 빠지지 않을 뿐 아니라 후보들의 정책공약집을 먼저 살펴보기까지 한다.

    김 씨는 "카톡방에서는 '오늘 TV토론 봤냐. 이번에 어떤 후보가 이런 얘기를 했더라' 하는 얘기를 많이 주고받는다"면서 "계기는 당연히 최순실과 정유라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정치'라는 말만 들으면 일단 "어렵다"는 생각에 손사래를 치던 회사원 백모(32) 씨 역시 이번 대선 TV토론을 빼놓지 않고 챙겨봤다.

    백 씨는 "최순실 사태를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구나'하고 깨달았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지배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손 놓고 방관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의 바람을 적은 쪽지를 어린이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최효신 대선인턴기자)

     

    ◇ "촛불세대 자신감, 평생 간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촛불'로 대통령을 끌어내린 경험을 통해 "참여하면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앞서 2~30대 때 6월 민주화항쟁을 겪은 이른바 '87년 세대'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개혁세력이 됐듯, 이 시기에 형성된 정치의식은 이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즐겨들었던 음악을 평생 즐기듯 이 시기에 형성된 의식이나 문화는 평생 같이 간다"며 "'87년 세대'가 50대가 돼도 개혁적인 성향을 보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 이번에 정권을 맡은 세력이 국정을 책임 있게 끌고 가게 된다면 우리는 87년 항쟁이나 영국의 명예혁명만큼 큰 혁명을 이뤘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이정희 교수는 "2030 세대는 이번에 '참여해보니까 좀 이뤄낼 수 있다'고 하는 생각에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그동안 지적된 '흙수저론' 등 불공정사회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 상승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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