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완료된 개표 결과, '험지'였던 부산과 울산에서 자유한국당을 꺾었다. '3당합당' 이후 부산·울산 지역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당선인은 부산에서 38.71%를 득표했다. 당세가 강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31.98%와는 접전이었지만, 부산이 고향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16.82%는 간단히 눌렀다.
강서구에서 44.99%로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문 당선인은 기장군(41.90%), 사상구(41.38%), 북구(41.22%) 등지에서 40% 이상의 득표를 이뤄냈다. 홍 후보가 이긴 곳은 중구(37.47%) 서구(37.04%) 동구(38.20%) 정도다.
민주헌정 수립 이래 첫 대선인 1987년 13대 대선 때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가 55.98%로 민주정의당 노태우 당선인(32.10%)의 득표율을 이긴 적은 있었다.
그러나 1990년 통일민주당이 민정·민주·공화 3당합당에 가담한 이후 2012년 18대 대선에 이르기까지는 민주당 계열 대선후보가 부산에서 자유한국당 계열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
1992년 14대 대선 때 민주자유당 김영삼 당선인(73.34%)이 민주당 김대중 후보(12.52%)를 눌렀고, 5년 뒤에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당선인이 부산에서는 15.28% 득표에 그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53.33%)에 밀렸다.
2002년 16대 대선 때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당선인(29.85%)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66.74%)보다 덜 득표했고,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13.45%)도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인(57.90%)에게 무릎을 꿇었다. 5년전에도 문 당선인이 39.87%의 득표율에 그쳐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59.82%)에게 졌다.
이번 대선에서는 울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1997년 울산이 광역시로 독립한 이래 민주당은 대선에서 1위 득표를 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 해냈다. 문 당선인은 이번에 38.14%를 득표해, 홍 후보(27.46%)를 가볍게 제쳤다.
민주당 계열 대선후보는 1997년 15.41%, 2002년 35.27%, 2007년 13.64%, 2012년 39.78%의 득표율로 내내 2위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쪽은 같은 기간 이어진 대선에서 51.35%, 52.87%, 53.97%, 59.78%로 항상 앞서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 문 당선인의 영남지역 선전이 두드러졌지만, 대구·경북·경남은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아성'임을 확인시켰다.
홍 후보는 대구에서 45.36%, 경북에서 48.62%, 경남에서 37.24%의 득표율로 1위 득표자가 됐다. 문 당선인의 득표율은 각각 21.76%, 21.73%, 36.7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