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캠프 관계자들의 연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CBS노컷뉴스 대선기자단 최효신 인턴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되면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대권 도전도 막을 내렸다. 토론회에서 일명 '상정 활극'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내심 두자릿수 득표율을 기대했던 정의당으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2~3%대의 지지율로 시작한 심 후보는 TV 토론 등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선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선거 막판 보수 결집을 우려한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호소하며 '사표론'을 내세우는 등 벽에 부딪혀 심 후보는 결국 두자릿 수 득표율에 실패했다.
9일 선거일 직전 SNS 등 에서는 심 후보에게 투표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일명 '심찍홍', '심상정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는 글이 화제를 모았다.
팟캐스트 '권갑장의 정치신세계'를 진행하는 김선진 씨는 페이스북에 "어차피 정권교체 될 거고 문재인이 대통령 될 거니까 나는 고고하게 심상정 찍겠다는 한가한 XX들에게 한 마디"라며 "정권에 무임승차하지 마라"며 심상정 지지자를 저격했다. 댓글에는 "압도적으로 밀어줘도 모자랄 판에 무슨 양다리냐"는 의견이 이어졌다.
심상정을 지지하는 소신투표자에게 '당신은 아무 말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글도 인기를 끌었다. 이 글의 작성자는 "소신투표 하면서 정권교체는 바라지 말라"며 "정권교체에 실패해서 박근혜가 사면되어도 당신은 아무 말 마십시오"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비주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정치홍대병'으로 비꼬아 부르는 말도 유행했다. '정치홍대병'은 인디음악 등 비주류 문화를 찾는 사람들을 비꼬는 표현인 '홍대병'에 정치를 접목한 신조어다.
'정치홍대병'은 당선 확률은 낮을 지라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소신투표자를 폄하하기 위해 사용됐다. 소신이 아니라 단지 그 후보가 '마이너'이기 때문에 지지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심 후보의 TV토론 선전에 찬물을 끼얹으며 유권자들의 표심에 작용했을 거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출구조사 발표 이후 무거운 분위기가 보도되자 댓글에는 네티즌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네티즌 melo****이 "심상정으로 갈 표가 혹여나 레드준표가 당선되는꼴이 나올까봐 문재인으로 간표가 많다고본다. 심상정 화이팅"이라 쓴 댓글은 2500여 개의 추천을 받았다.
여기에 네티즌 jigu****는 "제가 그 쫄보 중에 한명입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정의당에 미안한 마음을 내보였다. pmy0****는 "제 남편도요 ㅠ 혹여 그럴까봐…"고 하는 등 10여명의 네티즌들이 이에 동의하는 답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