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진보 대선 후보로는 처음으로 1위 득표를 한 문재인 19대 대통령.(자료사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해 '보수 텃밭'으로 분류돼 온 강원도가 19대 대선에서 변화한 민심을 드러냈다.
강원도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4.16%를 득표해 29.97% 득표율를 기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앞서며 전체 승리를 굳혔다.
직선제가 시작된 2대 대선 이후 18대 대선까지 강원도에서만큼은 진보 후보는 만년 후순위였다.
강원도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61.97%,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37.53% 득표에 그쳤다. 17대 대선 결과는 더 초라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18.88%에 머문 반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51.96%로 압승했다.
전국에서 진보 후보가 선전한 16대 대선에서도 강원도에서만큼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52.48%,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41.51%로 차이를 보였다. 15대 대선 역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23.76% 득표율로 43.19%를 득표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고전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강원도 빅3 지역 중 춘천과 원주에서 문 후보가 홍 후보를 각각 38.18%:24.83%, 38.10%:24.95%로 앞섰다. 18대 대선과 정반대 결과다.
홍 후보가 역전의 발판으로 삼으려했던 동해안권과 접경지 상황도 절대 보수 지지세를 보이지 않았다.
강릉에서는 문 후보 31.55%, 홍 후보 33.72%로 대등한 승부가 펼쳐졌고 속초 유권자들은 문 후보에게 32.16%, 홍 후보에게 29.67% 표를 던졌다.
남북 긴장관계 때마다 지역경제 위축 등 피해를 입어온 접경지 인제, 화천 역시 문 후보와 홍 후보가 각각 32.00%:29.25%, 30.55%:29.71%의 선택을 받았다. 문 후보는 양구(30.81%:28.93%)와 철원(31.21%:29.26%)에서도 승리했다. 18대 대선에서 강원도 접경지 유권자들은 문 후보에 비해 두 배 가까운 표를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몰아줬다.
달라진 강원도 민심에 대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정치적으로 대접을 받으려면 고정된 투표성향으로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며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그동안 정치적 무대접에 관한 강원도민들의 판단이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로 본다"고 해석했다.
최 지사는 평소 뜻을 같이하던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올림픽 승화,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강원도의 역할론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심기준 국회의원은 "이번 선거는 강원도에서도 보수, 진보의 선택이 아닌 정의이냐 아니면 불의이냐에 대한 선택이었다"며 "무엇보다 보수성향의 투표가 강원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에 강원도민들이 냉정한 심판을 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