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비리와 관련해 최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세우며 또 다시 얼굴을 붉혔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서 '딸이 이화여대 수시모집에 합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최씨는 '일반적인 질문을 했을 뿐 부정 청탁을 한 게 아니다'라며 맞섰다.
김 전 차관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에게서 정씨의 입학 부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최씨는 2014년 8월 말 만난 자리에서 "대학 원서를 넣으면 알아봐 줄 수 있느냐"고 했고, 이에 자신이 "이대 체대 학장(김경숙)을 아는데, 원서 내면 알아봐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은 자신이 나온 한양대 안산캠퍼스에도 승마 프로그램이 있다고 언급했더니 최씨가 지방이라 거부했다고 한다.
이후 최씨가 "이대에 지원했으니 체대 학장에게 부탁해달라"고 전화했고 자신은 이를 "정씨가 이대에 들어갈 수 있게 힘써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또 최씨 요청에 따라 정씨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것도 점수에 반영될 수 있는지 김경숙 학장에게 문의했고, 김 학장은 "알았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대 수시 합격자 발표 전에 김 학장으로부터 정씨의 합격 소식을 듣고 최씨에게 말해줬다고도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최씨로부터 "김경숙 학장, 참 좋데요"라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씨는 적극적인 부인에 나섰다. 그는 "김 전 차관이 말씀을 많이 바꾸고 있다"며 "제가 한양대 넣으면 어떠냐고 했더니 한양대는 본인이 있고 야간대라서 안 된다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어 "이화여대는 금메달이나 이런 걸 (면접 장소에) 소지하면 안 된다고 한다"며 "제가 부탁을 했다면 정확히 합격할 수 있도록 김경숙 학장한테 확실히 알아봐 줘서 금메달을 갖고 가지 말라고 해야 했지 않느냐"고도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그것 때문에 얘(정유라)가 입학 취소되게 생긴 건 알고 계시냐"고 원망했다.
최씨는 또 "이대에 들어가기 전에 김경숙 학장은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착각하신 것 같다"며 "수시 결과 발표도 차관님이 알려주기 전에 미리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차관에게 "제가 김 학장에게 돈이나 어떤 걸 주면서 꼭 집어넣어 달라고 얘기했느냐"고 물으며 "저는 단순히 학부형으로서, 차관님을 알기 때문에 단순히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