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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신선한 파격'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취임식을 마친뒤 국회 본청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취임 첫날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신선한 파격의 연속이었다.

    특히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기 전에 먼저 야4당 대표를 직접 찾아가 만남을 갖고 대화를 나눈 모습은 멋있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의 각기 다른 색깔을 감안한 맞춤형 소통을 선보였다.

    대통령이 솔선해서 눈을 맞추고 가슴을 여는 '낮은 겸손'을 보여준 것이다. 역대 최다인 557만 표차 압도적 승자의 거들먹거림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면서 야당 대표와의 만남이 결코 보여주기 식의 일회적 행사가 아님을 누차 강조했다. '협치(協治)'를 위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의 상징인 권위주의를 벗어던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전날 밤에는 자신과 경쟁했던 대선후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따뜻한 위로 인사를 전했다.

    그렇다. 우리의 두 팔은 상대방을 밀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듬고 끌어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무총리, 국정원장, 청와대 비서실장, 경호실장 내정자에 대한 구체적 인선 내용을 직접 발표까지 했다. 주요 직책을 맡기게 된 배경을 주권자인 국민에게 보고하는 형식을 취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인수위 대변인이 밀봉된 서류봉투를 찢은 뒤 자료를 꺼내 인선내용을 발표하던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국민에게 말씀 드리겠다"고 한 것처럼 언론도 대통령의 잘한 행동은 잘했다고 평가해야 한다.

    "국민을 섬기고 존중하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다짐이 읽혀진다.

    즉, 취임 첫날 문재인 대통령의 언행은 그동안 국민들이 봐왔던 '지체 높은'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가깝고 친근한'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선서 행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하겠습니다", "되겠습니다"를 수십여 차례 반복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공식화했다.

    "하겠습니다"에는 강력한 개혁 의지가 담겨 있고, "되겠습니다"에는 간절한 통합의 각오가 내포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0일 오후 청와대 입구에서 인근 주민들로부터 환영인사를 받자 허리숙여 답례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수학의 연산기호를 대입하면 개혁은 빼기(-)와 나누기(÷)요, 통합은 더하기(+)와 곱하기(×)다.

    첫째, 빼기(-)는 덜어내 없애는 개혁이다. 구시대 잘못된 관행과의 결별, 권위주의 문화의 청산, 권력기관의 정치적 독립, 재벌개혁, 정경유착 근절이다.

    둘째, 나누기(÷)는 평등에 따른 분배원칙이다. 빈부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 특권과 반칙·차별 없는 세상 만들기다.

    셋째, 더하기(+)는 협치의 구현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야당과의 대화를 정례화하는 것이다.

    넷째, 곱하기(×)는 화해와 통합이다. 능력에 따른 적재적소의 대탕평 인사, 지역·계층·세대·이념간 갈등 해소다.

    문재인표 대국민 약속이 일명 '가감승제(加減乘除) 리더십'을 통해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취임 첫날 문 대통령 스스로 느끼고 다짐한 '초심(初心)'이 소나무처럼 임기 내내 변하지 않는 '뚝심'으로 뿌리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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